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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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히든카드 꺼낸 모비스

기사입력 2006.03.09 20:17 / 기사수정 2006.03.09 20:17


모비스, 마지막 용병교체 성공할까? ..'윌리엄스를 믿어볼 수밖에'

8일 처음으로 30승에 먼저 선착하며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울산 모비스. 예년만 하더라도 TG(동부)의 독주체제로  다소 싱겁게 정규리그가 끝나 이 맘때쯤이면 선두 팀은 백업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며 플레이오프르 대비 했던 것 같은데 올 시즌은 전혀 그럴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아니, 그랬다간 오히려 호되게 당할 것 같은 리그의 분위기다. 

그 이유인 즉, 기록상에서 보이듯, 바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순위경쟁 때문인데, 선두3강의 경쟁(최소2위자리)에서 6개팀이 나머지 3장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제이슨 클락
ⓒ KBL
특히 그 가운데 모비스가 가장 경쟁에서 예민한 구단같다. 모비스는 6일 외국인 용병 제이슨 클락(24·196cm)의 영입을 확정지으며 올 시즌에만 세 차례의 용병교체를 단행했다. 용병이 팀 전력의 50%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결국 마지막 교체 카드까지 다 쓴 모비스는 올 시즌 정말 정규리그에서 기대한 성적을 이루지 못하면 무척 억울해 할지도 모르겠다.

클락은 그러한 프런트의 기대를 느꼈을까?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클락의 기량은 일단 무난한 편'으로 말하며 마지막카드로 승부를 걸 준비가 됐음을 밝혔다.

여기서 잠시 올 시즌 그동안 모비스가 꺼내든 카드의 역사를 한번 되돌아본다.

모비스는 1라운드 9경기를 토레이 브렉스, 이후 24경기를 벤자민 핸드로그텐, 그리고 12경기는 로데릭 라일리와 함께하며 올 시즌을 치뤘었다. 8일 서울 SK전에서 첫선을 보인 클락은 올 시즌 모비스의 네 번째 용병센터이다.

시즌 초 모비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조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윌리엄스와 브렉스 모두 이타적인 플레이와 수준급의 패싱력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강조하는 모비스의 팀컬러에 잘 녹아들며, 모비스는 예상외의 선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만 6승 3패.충분히 올 시즌 모비스가 해볼만한 시기임을 프런트에서도 느꼈을 것이다.  

이에 목표를 상향 조정한 모비스는 더욱 팀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고민, 198cm에 불과한 신장 때문에 골밑 매치업에서 상대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브렉스를 내보내기로 했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브렉스가 다 좋은데, 신장이 작아서 고민"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브렉스의 뒤를 이은 선수는 백인센터 벤자민 핸드로그텐. 핸드로그텐은 다양한 해외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된 수비력를 갖춘 202cm의 장신센터였다. 그 역시 브렉스와 마찬가지로 역시 발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모비스는 핸드로그텐의 영입과 동시에 4cm가 높아진 높이 보강과 수비력 상승으로 4연승을 질주했다. 이런 모비스의 선택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핸드로그텐은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이 불이 붙을 시기, 점점 아쉬운 모습을 남겨줬다. 특히 탄력에서 한계를 보이며 드러낸 빈약한 골밑 공격력과 보드장악력이 문제시 됐다. 그리고 핸드로그텐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던 시기에 때맞춰 부산 KTF의 '빅 젤리' 나이젤 딕슨의 위력이 한창 하늘을 찌르던 때였고, 다시 한계를 느낀 유재학 감독은 두 번째 용병교체를 결정했다.

모비스가 새롭게 꺼내든 카드가 바로 라일리였다. 라일리는 육중한 체구의 딕슨의 파워에 충분히 상대가 가능한 204cm·133kg의 거구. 모비스는 라일리를 영입하며 팀의 골밑에 무게감을 더하고자 했다. 하지만 라일리 또한 모비스와의 인연이 오래가지 못했다. 

라일리는 데뷔전에서는 공수 양면에서 팀에 상당한 보탬이 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리그에 적응을 못한 듯, 골밑 싸움부터 밀리기 시작했고 선수 본인도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이며 기대이하의 플레이를 펼쳐 실망감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라일리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앓고 있었고, 결국 전치 12주 진단을 받고 퇴출됐다.

모비스가 들고 나온 마지막 용병센터인 클락. 순전히 윌리엄스의 추천으로 영입됐다. 당초 모비스는 NBA 출신의 존 토마스를 영입하려했으나 계약이 불발됐고, 결국 윌리엄스의 추천으로 NBDL에서 평균 2.6점 3.2리바운드를 기록한 클락을 영입하게 됐다. 기록만 보면 이전 기존의 3명의 용병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한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은 클락은 신장이 작다는 이유로 퇴출된 브렉스보다 2cm가 작은 196cm라는 점이다. 이 점은 당장 왓킨스-김주성,오예데지-서장훈 리그 정상급 센터들이 속한 동부, 삼성과의 선두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 될 것이다.

그러나 클락과 윌리엄스가 예전 2년간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비록 개인기량은 떨어지더라도, 조직력 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결국 클락의 영입배경의 전제는 윌리엄스와의 호흡에서 나온 만큼 모비스는 윌리엄스를 또 한번 믿어 볼 수 밖에 없게 됐다.

과연 클락이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의 최후의 히든카트로서 역할을 해낼 지, 한번 지켜보는 것도 막바지에 접어드는 프로농구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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