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11 11:15 / 기사수정 2010.03.11 11:15
[엑스포츠뉴스=이경섭 기자] 3월 11일 저녁 7시, 안양 실내빙상장에서 한 달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안양 한라와 하이원의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준결승 1차전 경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저녁 6시 30분에 일본 도마코마이에서 오지와 크레인스전 경기가 펼쳐진다. 공교롭게도 진출한 4팀 모두 한 일 양국을 대표하는 팀들의 더비 매치로 구성되어 팬들에게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안양 한라 vs 하이원 (상대전적 3승 3패 동률)
- Story 1. 외나무다리 매치
안양 한라와 하이원은 코리아 더비 이상의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진출한 이력도 없고, 항상 중요한 고비에서 일본팀에 무릎을 꿇으며 플레이오프 성적이 좋지 못했다. 4
전 5기로 챔피언에 도전하는 안양 한라는 2005-06 시즌부터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최고 4강 플레이오프에 2차례 오르는데 그쳤다. 하이원은 2006-07 시즌 안양 한라를 꺾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에 일본팀들에 번번이 완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결승행을 밟아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두 팀이 4강전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면서 두 팀 중에 한 팀은 최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 Story 2. 상반된 대비책
안양 한라와 하이원은 서로 다른 대비책으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안양 한라는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에 맞물려 훈련에 열심히 임해오면서 연세대학교와 3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플레이오프 대비를 위한 기간이 1달 이상이 걸리면서 자연스럽게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반면에 하이원은 연습경기를 치르지 않고 훈련의 질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늘어나는 부상자들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취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Story 3. 주목해야 될 선수
안양 한라는 브락 라던스키와 김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브락 라던스키는 올 시즌 하이원전 6경기에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가장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 주역 김기성도 5골 5도움으로 팔방미인 활약을 선보이며 안양 한라의 2조 공격을 책임져주고 있다.
안양 한라는 1조에서 4조 모두 득점력을 가진 선수들이 모두 포진되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패트릭 마르티넥의 패싱력을 바탕으로 다이너마이트 공격진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뭉쳐 있다. 하이원의 수비진이 다소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볼 때, 초반부터 강하게 밀고 올라오는 전략이 더 적절할 수 있다.
하이원은 득점왕, 도움왕을 각각 기록한 알렉스 김과 팀 스미스가 선봉장으로 나설 전망이다. 특히 두 선수 모두 파워포워드 역할을 하면서 한라 선수들을 압박하는 능력이 주효하면서 유독 강한 모습을 남겼다.
같은 조에 뛰었던 안현민은 올 시즌 안양 한라전에서 자신의 시즌 골의 절반인 6골을 기록하며 한라 전문 킬러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비록 경험적인 부분에서는 안양 한라에 떨어질 수 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절대 형님에 지지 않겠다는 승부욕으로 가득차 있다.
- Story 4. 한라의 1조 공격조와 하이원의 1조 수비조
하이원이 한라에 강한 면모를 보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라의 1조 공격조를 봉쇄하는 수비전략이 맞아들어간 점도 있었다. 이는 패트릭 마르티넥, 송동환을 봉쇄하면 다른 라인에 실점을 허용해도, 그만큼 알렉스 김, 팀 스미스 콤비가 득점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록으로 보듯이, 정규리그 1~6차전에는 송동환이 1골만 기록하며 봉쇄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조 수비조로 구성되었던 이용준, 서신일, 이승준 모두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부분도 팀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주었다.
안양 한라는 이에 맞서 정공법으로 나서겠다는 움직임이다. 다만, 1조 공격에 패트릭 마르티넥, 송동환과 뛰어줄 라인메이트를 누구로 쓸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카드패는 많지만, 사용할 패를 끼어맞추기 어렵다. 현재 후보로 조민호, 김규헌, 김한성, 이유원 등 다양한 1라인 감 후보들이 있다.
한라의 심의식 감독으로서는 하이원에 맞춤형 라인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이원은 지난 1월, 춘천에서 했던 정규리그 전략이 의도한 대로 잘 들어간 경험이 있어, 정규리그와 비슷한 정상적인 라인업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공격과 수비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양 팀의 골리들의 활약도 필수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안양 한라의 손호성 골리의 비장함도 눈여겨볼 수 있다.
맞상대는 대학 2년 후배 엄현승 골리, 하이원에서 이미 주전 골리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로 주저 없이 손꼽힌다. 양 팀의 골리 맞대결도 1조 맞대결과 함께 경기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Story 5. 춘천 의암링크장의 추억
춘천 의암링크장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불규칙 바운드도 많고, 퍽이 흘러가는 방향이 예측하기 어렵고, 펜스가 낮아서 정교한 패싱 플레이를 하는 팀들에게는 안 좋은 추억을 많이 선사하는 링크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곳에서 훈련을 자주 했던 하이원은 홈 어드밴티지를 120% 이상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하이원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팬 유치가 좋은 고양을 배제하고 춘천 의암링크장을 4,5차전 장소로 정했다. 안양 한라로서는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안양 한라로서는 1,2,3차전에서 한 번만 져도 춘천으로 가게 된다는 것에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춘천을 거칠 일 없이, 3전 전승으로 스윕시키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지만 양 팀이 너무나 잘 아는 성격상, 승부가 조금이라도 뒤집힐 수 있는 경기가 많아서 많은 전문가가 최소 4차전 이상 갈 것이란 전망이 내놓고 있다.
크레인스 vs 오지 (상대전적 4승 2패 크레인스 우세)
- Story 1. 큰 경기에 강한 크레인스
디펜딩 챔피언 크레인스는 플레이오프에 유독 강한 면모를 지닌다. 2년 전, 파워포워드 구와바라 라이언 하루오의 이적 이후 파워포워드가 없어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수비수, 공격수 모두 아시아리그 원년 때부터 뛴 선수들이 많은데, 플레이메이커 미타니 다르시와 테크니션 율 크리스의 실력이 여전히 죽지 않은 점에서 큰 경기에서 큰 기복을 보이지 않는다.
한 방 결정력이 좋은 이이무라 요시노리, 니시와키 마사히토 등 좋은 골게터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그리고 베테랑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지만, 체력관리가 제일 좋은 팀으로 손꼽히며 여전히 우승 후보로 점찍은 사람들이 많다. 특히 크레인스는 안양 한라, 하이원전에 강한 한국전 킬러로 불리고 있어 피하고 싶은 대상 0순위로 꼽힌다.
- Story 2.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오지
오지는 아시아리그 7팀 중 수비력 1위를 자랑한다. 36게임에 80점으로 평균 2.22골을 허용하는데 그쳤고, 하루나 마사히토 골리가 최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아론 켈러, 하가 요스케 등 수비 선수들의 나이대가 젊지만, 경기 집중력이 상당해서 한번 경기 리드를 잡히면 역전하기 어렵다.
오지 이글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최소 3점 차 패배가 한 경기도 없었다는 점이 이 사실을 반영해준다. 삼각 패스 플레이와 같이 기계적인 패턴 플레이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골게터가 부족한 점이 오지의 아킬레스건으로 손꼽힌다.
핵심 선수들로 사이토 다케시, 사이토 데츠야 형제 선수들의 활약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본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강하지만, 안양 한라와 하이원에게는 비교적 약한 면모를 보였다.
- Story 3. 크레인스, 전일본선수권 우승으로 기선제압 성공
크레인스가 3월 7일에 열렸던 제77회 전일본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오지를 만났다. 당시 크레인스는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린 상태에서 오지를 5-1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시사하는 점이 크다.
크레인스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고, 단기전 경기에 강한 크레인스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당시 결승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율 크리스의 컨디션이 좋은 것은 크레인스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 할 수 있다.
현역 선수 중 1대 1 기술이 제일 좋은 것으로 알려진 해외파 출신 율 크리스는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스틱 감각은 뛰어난 선수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기술 위주의 비슷한 스타일의 하키를 하고 있어, 5차전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젊은 피로 똘똘 뭉친 오지와 여유만만 베테랑 크레인스의 혈투의 주인공, 일본 최강자를 가리는 경기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김기성, 안현민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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