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천하의 호날두마저도 레알 마드리드의 아홉 수 저주를 깨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에 열린 올림피크 리옹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합계 1-2로 리옹에 8강 진출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사비 알론소와 마르셀루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페예그리니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진영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라쓰 한 명만을 두고, 라쓰의 파트너로 공격적인 성향의 구티와 그라네로를 동시에 기용하는 매우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경기에 임한다. 그 전술은 그대로 맞아떨어져 전반 6분 만에 구티의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득점에 성공, 레알 마드리드가 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공세는 계속되어 이과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전반전 내내 보여주며 홈구장인 베르나베우에서 1패 밖에 기록하지 않은 레알 마드리드의 무서운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골대를 맞추는 이과인이 슈팅이 경기 종료 후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되었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리옹은 후반전 쉘스트룀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태세로 모습을 바꿨다. 수비에 주력할 것이라 여겼던 레알 마드리드였기에 리옹의 반격에 레알 마드리드는 상당히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리옹은 고부와 델가도를 중심으로 한 측면 돌파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트리려 하였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를 6년 연속 16강에 머무르게 한 주인공은 만 20세의 피야니치였다. 피야니치는 후반 75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사이에 득점을 기록, 레알 마드리드를 절망에 빠트린다. 레알 마드리드를 지치게 하는 후반전 득점. 그것이 퓌엘 리옹 감독이 노리던 바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전에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음에도 1득점 밖에 기록하지 못한 대해 부담이 있었다. 거기다 후반 중반 실점까지 기록하게 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는 조급함이 눈에 보였다. 이과인은 전반전 골대를 맞춘 슈팅 외에는 리옹의 요리스 골키퍼에게 가는 슈팅이 없었고, 카카는 공을 운반하는 것도, 득점을 결정짓는 것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조급한 공격으로 득점의 찬스를 번번이 놓치고 말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막바지 알비올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공격에 내보냈지만, 오히려 리옹에 역습을 허용하는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으며 8강에 진출하는 팀은 리옹으로 정해졌다.
영입 당시 많은 기대를 모으던 카카는 최근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세비야전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인 선수 중 한 명으로 뽑힌 카카는 이번 경기에도 페예그리니 감독의 전술에 완벽히 섞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탈락에 큰 영향을 선수 중 한명이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선 유일하게 도전 가능한 타이틀인 프리메라리가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선 카카가 완벽한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로 스며드는 것이 중요하다.
호날두, 카카, 벤제마, 알론소의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은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하였다. 이번 시즌은 결승전이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기에 레알 마드리드 우승의 적기라 판단되었으나, 레알 마드리드가 항상 안는 문제인 매해 새로이 바뀌는 선수들과 감독의 호흡은 이번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드림을 허황된 꿈으로 만들어버렸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 세계 최고의 감독, 세계 최고의 구장.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비관적인 시선의 관중뿐이다.
[사진=레알을 누른 리옹 선수들 ⓒ유러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형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