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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PD "편집은 신중하게…시민들 인생 넘겨짚지 않기 위해"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19.07.09 09:00 / 기사수정 2019.07.09 00:28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유 퀴즈 온 더 블럭' PD가 기억에 남는 시민들을 회상했다.

지난 5일 서울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 연출을 맡은 김민석 PD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퀴즈'에서 출발한 '유 퀴즈 온 더 블럭'. 하지만 퀴즈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토크 어느새 '유 퀴즈'의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 특히 시민들의 센스 넘치는 답변은 시청자를 웃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김민석 PD는 '유 퀴즈' 속 웃음코드에 대해 "기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보면서 유쾌하게 웃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다보니 항상 즐거운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이건 원한다고 나오는 건 아니다. MC들에게 마음을 연 시민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현장에서 울컥할 말들을 듣게 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유 퀴즈'가 인천에 가서 만난 시민 중 한 명은 자녀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면서 "너무 엄하게 키웠다. 그게 지금 와서 너무 후회가 된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나의 아이로 태어나다오"라는 말로 스태프는 물론 시청자를 울렸다.

정릉 편에서 만난 시민 역시 마지막 슬레이트를 치는 동작을 하면서 "나 죽으면 이 녹화한 필름, 보고싶으면 틀고 봐라. 자주 봐라. 녹화한 것. 내 생에 최대의 영광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오늘"이라는 말을 남기며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즉석에서 시민들이 전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대를 선사하는 것은 물론, 우리를 울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김민석 PD는 이를 편집하면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칫하며 이런 슬픈 사연을 너무 많은 분들에게 깊게 보여드리면 프로그램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단짠이 잘 버무려질 수 있게, 유쾌하면서도 그 분의 삶의 궤적을 덤덤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두루 잘 보여드리고 싶다. 제작진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은 채 시민들의 진정성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태프들 역시 편집을 하면서 더욱 신중을 가한다고.

"후배 한 명이 그런 이야길 했다. '이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고, 시청자 분들을 위해 만드는 콘텐츠지만 시민 한 분 한 분 분절해보니까 홈 비디오 같다. 그런 마음으로 만든다'고 하더라. 사실 누군가에게는 내 아버지이자 내 가족이고 내 친구다. 그들에게는 하나의 기록인 셈이다. 1차적으로는 시청자들을 위한 콘텐츠지만 이게 누적되고 나면 한 사람의 인생이 함축된 홈비디오가 되어서 누군가에게는 귀한, 그러워지면 들여다보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어 김민석 PD는 "후배들도 방송 편집을 하다가 갑자기 고향에 내려가기도 한다"라고 말하며 "한 사람이 한 분씩 맡아 편집을 한다. 한 분의 인생을 넘겨짚지 않고 정성들여 방송을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김민석 PD의 이런 노력은 '유 퀴즈'의 시청률 역시 상승케 만들었다. 지난 2일 방송된 '유 퀴즈'는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2.5%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오후 11시 방송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결코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청률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편이라고 밝힌 김민석 PD. 그는 "저희가 몰아서 촬영을 하고 한꺼번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매주 기민하게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 분들이 지난 방송에선 어떤 걸 느꼈고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를 계속해서 제작진이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러면서 향후를 고민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PD는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민을 묻는 질문에 인천 편에서 만난 유림 양을 꼽았다. 당시 유림 양은 0.3초 컷으로 답변을 하는 것은 물론, 센스 넘치는 대답으로 유재석과 조세호를 만족하게 만들었다.

"유림 양을 보면서 귀엽고 신기하더라. 정릉에서 자녀들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던 할아버지도 여운이 오래 남았다. 갤러리 과장님도 기억에 남는다. 종종 '요즘은 어떻게 지내실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김민석 PD는 "여전히 '유 퀴즈'가 갈 무대는 무궁무진한 것 같다. 만날 사람도 많다"라며 앞으로 만날 '자기들'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저도 제 일상을 바쁘게 살다보면 주변을 둘러보지 않게 되더라. 관심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나 살기 바쁘니까' 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저 역시도 많은 분들이 자기 위치에서 멋지게 살고 있다는 걸 매주 배우고 있다. 여전히 만날 자기님들은 많다. 시청자 분들도 그게 본인이 될 수 있고 주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잠재적인 가능성을 열어둔 채, 계속 이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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