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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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비트, 석연찮은 휴즈…올림픽 피겨 여왕들의 명암

기사입력 2010.02.23 18:05 / 기사수정 2010.02.23 18: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동계스포츠의 꽃인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이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부터 펼쳐진다. 지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춘추전국시대’였다면, 이번 밴쿠버는 ‘절대 강자’ 김연아(20, 고려대)와 다른 스케이터간의 추격전이 예상된다.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폐막 직전에 열리는 아이스하키 결승전과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이다. 모든 이들이 주목하는 종목에서 우승을 하면 자연스럽게 ‘동계올림픽의 여왕’이란 호칭을 듣게 된다.

피겨 스케이팅의 전성기인 80년대 2차례나 올림픽을 제패한 카타리나 비트(독일)는 뛰어난 표현력과 우아한 안무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또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우승자인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는 뛰어난 기술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최초의 여성 트리플 악셀 스케이터’였던 이토 미도리(일본)를 누르고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비트와 야마구치는 역대 올림픽 챔피언 중, 가장 위대한 스케이터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우승자인 타라 리핀스키(미국)도 당대의 스케이터였던 미셸 콴(미국)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러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사라 휴즈(미국)는 팬들의 뇌리에서 오래 기억되지 못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 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정확하지 못한 점프를 시도해 오명을 남겼다. 점프의 정확함을 세세하게 따지지 않았던 구채점제에서 휴즈는 모든 점프를 인정받으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신채점제의 시대가 오면서 모든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신채점제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첫 번째 올림픽인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아라카와 시즈카(일본)는 자신의 장기인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버리고 과감하게 3+2로 하향조정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안정적인 기술을 추구했던 아라카와는 점프에서 실수를 범한 사샤 코헨(미국)과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 명예로운 선수가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선수도 존재했다. 비트와 야마구치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피겨의 전설’로 남았던 반면, 2002년, 이변의 주인공이었던 사라 휴즈는 쉽게 잊혀 갔다.



오히려 솔트레이크시티 동메달리스트인 미셸 콴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스케이터로 오래도록 남고 있다. 금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서 팬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연기를 펼친 선수가 진정한 스케이터로 기억되고 있다.

정확한 점프를 인정하고 가산점을 주는 시스템인 신채점제가 도래하면서 진정한 챔피언을 뽑는 기준은 명확해졌다. 특정한 기술로 승부를 거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파이럴 등의 다른 기술과 안무 소화력이 모두 뛰어나야만 좋은 점수를 얻는 풍토로 바뀌었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의 경우, 메달 후보들 중, 유일하게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구사하지 않은 에반 라이사첵(미국)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비트와 야마구치의 특징은 좋은 기술과 함께 뛰어난 표현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관객의 맘을 흔들어 놓은 스케이터가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다. 

[사진 = 카타리나 비트 (C) SBS 제공, 미셸 콴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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