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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FA컵에서 얼마나 잘했길래…

기사입력 2010.02.18 05:49 / 기사수정 2010.02.18 05:49

황지선 기자

[엑스포츠뉴스=황지선 기자] FA컵 16강전을 앞두고 애초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이청용.

그러나 윌셔와 바이스가 前 소속팀에서 FA컵 경기에 출전했던 탓인지, 이청용은 또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오늘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위건과의 EPL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이로써 이청용은 최근 볼튼의 경기에 15연속 선발 출장한 셈이다.

선발 라인업 구성원부터 만만치 않을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 경기였던 토트넘과 볼튼의 FA컵 16강 전. 역시나 예상대로 양 팀이 팽팽한 대결을 펼치며 호락호락하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나 토트넘의 수비수들은 이미 명성이 자자한 이청용에 위험해 보일 만큼의 집중 견제를 하기도 했다. 허들스톤은 이청용을 마크하다가 경고를 받았고, 가레스 베일은 주심에 구두로 주의를 받았다. 팔라시오스 또한 이청용을 막다가 파울을 지적당했다. 이는 토트넘의 해리 레드납 감독이 이청용의 존재를 인지해 사전 브리핑을 통해 이청용에 대한 집중 마크를 지시한 것으로 예상할 만큼 이청용은 이제 볼튼의 빠질 수 없는 핵심 선수가 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전형

이날 볼튼의 감독인 오웬 코일은 전형적인 4-4-2 전술을 선택하여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안전하게 유지했다. 역시나 미드필더진에는 최근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던 이청용을 내세웠다.
이청용은 경기 내내 두 명의 공격수에 안전하게 볼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 두 명의 공격수는 바로 이 날 득점포를 쏘아 올린 케빈 데이비스와 스웨덴 출신의 요한 엘만데르. 또한, 코일은 중앙 수비수로는 게리 케이힐을 세워 토트넘의 공격수인 피터 크라우치와 저메인 데포를 끊임없이 괴롭히게 하고 싶었지만 케이힐이 부상으로 아웃된 상태이므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볼튼은 빠른 공격을 앞세워 토트넘을 흔들어 놓았으며, 미드필드진의 엄청난 활약으로 빠른 패스를 받아 계속해서 돌파하는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술과 팀워크

이청용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그는 엘만데르, 데이비스와 함께 쉬지 않고 활동했다. 볼튼의 이러한 열정은 결국 전반전에서 훌륭한 득점으로 보상받았다. 볼튼의 파브리스 무암바와 리카르도 가드너는 토트넘의 톰 허들스톤과 윈스턴 팔라시오스에 절대 틈을 내주지 않았고 역동적인 패스를 선보였다.

토트넘의 루카 모드리치는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그 때문에 가레스 베일이 수비에 더욱 집중했으나, 결국 토트넘 진영에 있던 이청용에게 기회를 주게 된 것이다. 베일과 가까운 자리에 있던 이청용은 수비수 뒤에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하여 엘만데르와 데이비스에 공을 공급했다.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그만 이청용에게 공간을 허락했던 것이다. 볼튼은 빠르게 토트넘의 공간을 꿰어 돌파했고 공은 길게 날아가 바로 공격수의 발 끝에 놓였다.

볼튼의 성공으로 끝났을까?

답은 아니다. 볼튼은 불행하지만,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경기를 승리로 끝내지 못했다. 그들의 득점은 잠자는 팔라시오스와 허들스톤의 코털을 건드리게 되었고, 그때부터 토트넘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은 패스를 빠르게 진행했고 무암바와 가드너를 중심으로 미드필드진을 후반에 재정비했다.

결국, 후반전에는 허들스톤에 페널티킥까지 내주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여기에서 더 자극을 받은 토트넘은 끝까지 볼튼의 골문을 두드렸고 오른쪽 공간의 빈틈을 타 결국 득점에 성공하여 이날 경기는 팽팽한 접전 끝에 무승부로 끝나게 되었다.

이날 이청용은 우측 윙어로 출전해 날카로운 크로스와 재치있는 숏패스를 공격진영으로 자주 이어주는 활약을 보였다. 후반 76분 마크 데이비스와 교체되어 벤치로 돌아갔지만 결국 'Sky Sports' 평점 7.9로 양팀 선수 모두 합쳐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날, 영국의 각 언론은 달라진 위상의 이청용을 집중 조명했으며 인터뷰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

이제 추후 편성된 경기 일정으로 토트넘의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재경기가 펼쳐지고, 그 경기로 FA컵 8강 진출팀이 가려지게 될 것이다.



황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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