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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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결산] 허정무의 선택받은 자, 누가 될 것인가?

기사입력 2010.02.16 11:08 / 기사수정 2010.02.16 11:08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실험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조직력 다지기와 최상의 전력을 위한 담금질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0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1달 반동안 이어진 동계 전지 훈련을 마무리 지었다. 국내파, 일본 J-리그파를 위주로 팀을 구성해 월드컵 본선에 나설 선수들을 가리는데 전력을 다한 허정무 감독은 잠비아와의 평가전, 중국과의 동아시아컵 경기 패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실험을 벌이며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허정무호는 다음달 3일, 월드컵 본선 개막 100일을 앞두고 영국 런던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 경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튼),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 합류도 가능해 최정예 멤버로 팀이 꾸려져 사실상 월드컵 본선을 미리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월드컵 본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허정무 감독이 벌인 '주전 경쟁'은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동계 전지 훈련에서 떠오른 선수- 영건 3인방, 파리아스의 아이들

한 달 반동안 이어진 기나긴 전지훈련 기간 동안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영건 3인방,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 이승렬(서울)이다. 이들은 경기에 나설 때마다 패기 넘치고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주목받으며, 허정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특히, 동아시아컵 홍콩전과 일본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김보경은 앞으로 대표팀에서 떠오를 재목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빠른 드리블과 뛰어난 패스플레이, 킥 능력으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김보경은 충분히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여주며,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구자철은 중앙에서 자리를 잡아 빼어난 침투 능력과 활발한 움직임으로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이승렬은 동아시아컵에서 폭넓은 활동량과 인상적인 슈팅 능력으로 2골을 뽑아내 허정무호의 새 해결사로 두각을 나타냈다.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지만 경기에 투입될 때마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포항 스틸러스 소속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일명 '파리아스의 아이들'로 불리는 김재성, 신형민(이상 포항)은 자기 포지션에서 상대를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역시 경쟁력 있는 선수들임을 증명시켰다. 김재성은 핀란드전 골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귀중한 쐐기골을 뽑아내며 득점력을 가졌고, 신형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능력으로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보다도 더 위력적인 경기력을 과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모두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이 꾸준하게 기용해 실험을 펼친 만큼 나름대로 감독의 신뢰는 얻었다는 면에서 엔트리 입성 가능성은 모두 충분히 있다는 평가다.


입지가 탄탄해진 선수- 이운재, 김정우, 조용형

그런 반면, 이번 전지 훈련, 동아시아컵을 계기로 입지가 탄탄해진 선수들이 있었으니 바로 골키퍼 이운재(수원), 미드필더 김정우(광주), 중앙 수비수 조용형(제주)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1달 반동안 치러진 A매치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경기에 나서 허정무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서 확실하게 중용할 선수임을 확인시켰다.

이운재는 중국전에서 3골을 내줬지만 월드컵 본선만 3차례에 나섰을 만큼 경험 면에서 단연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김정우는 동아시아컵에서 팀 주장 역할을 소화하면서 공수 양면에 걸쳐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고, 조용형은 허정무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으며 중앙수비수 가운데 가장 탄탄한 입지를 얻었음을 보여줬다.

포지션별 경쟁 구도는?

일단 가장 치열한 미드필더 경쟁에서는 박지성, 기성용, 이청용 등 해외파들이 주전 자리를 형성한 가운데, 이들의 백업 요원이 누가 될 것인지가 더욱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건 3인방 가운데 김보경, 구자철이 경쟁에서 다소 앞서가는 형세를 보이고 있으며, 김재성, 신형민도 경쟁력 면에서는 결코 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는 김정우가 단연 돋보이는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서 수원 삼성으로 임대된 조원희와 러시아리그 톰스크로 이적한 김남일의 합류도 눈여겨볼 만하다. 동아시아컵을 앞두고 가진 연습 경기에서 발을 다친 염기훈(울산)도 부상 회복 속도에 따라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예상된다.

공격수에서는 박주영(AS 모나코)이 가장 탄탄한 입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주영의 파트너를 놓고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이동국(전북), 이승렬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일단 한 달 반동안 이어진 훈련 중에는 이승렬이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동국은 4년 만에 A매치 골을 작렬시켰지만 이승렬에 비해 골 감각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근호 역시 컨디션 난조로 동료와 유기적인 호흡을 보여주지 못하며, 황태자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기존 멤버들 가운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나타나지 못하다 보니 안정환(다롄 스더), 설기현(포항) 등 '올드 보이'들의 중용도 점쳐지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 동아시아컵에서 가장 문제를 일으켰던 수비진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물론 조용형, 이정수(가시마)가 탄탄한 입지를 보여주고, 곽태휘(교토), 강민수(수원)가 활약했다고 하지만 잦은 실수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한 것은 허정무호에 불안감만 가중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은 기간동안 이들이 어느 수준까지 안정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지는 전적으로 코칭스태프의 지도와 선수들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 가운데서 측면 수비수 박주호(주빌로 이와타)는 '떠오르는 신예'로 거듭나 수비진 가운데 유일한 소득을 냈다. 안정적인 수비 능력과 지능적인 공격 플레이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남다른 감각을 보여준 박주호는 측면 수비 경쟁 구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탄탄한 입지를 드러냈던 오범석(울산)도 이번 전지 훈련에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전 자원인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탄탄한 백업 요원, 김동진(울산)과 월드컵 본선 전까지 엔트리 전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동아시아컵을 끝으로 각 원소속팀에 복귀한 선수들은 다음달 3일에 있을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두고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 이어 K-리그에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은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피 말리는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통해 희비가 엇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간이 조금은 남아있기에 선수들에게 기회는 어느 정도 열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부상이나 소속팀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허정무 감독의 신뢰를 잃는다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던 선수들도 탈락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잠재적인 후보군에 올라있는 선수 가운데서 남은 기간 동안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월드컵 엔트리 경쟁에서 앞서나갈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는 얘기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전체적인 윤곽은 어느 정도 잡힌 허정무호. 과연,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선택받은 자'는 누가 될 것인지 벌써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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