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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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딜레마 Part.1 '아쉬운 커맨더' 최진철

기사입력 2006.02.12 19:28 / 기사수정 2006.02.12 19:28

이철규 기자
현재 대표팀에는 풀기 어려운 숙제가 각 부분별로 존재한다. 그 첫 번째 수비를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부족한 수비자원으로 인한 최진철과 이영표의 기용문제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왜 대표팀 수비의 중추인 두 선수가 문제인가? 그것은 대표팀 수비 전체의 안정화라는 대전제 때문이다.

'아쉬운 커맨더' 최진철

일반적으로 4백에서 중앙수비수 2명은 한 명은 수비라인 전체를 지휘하는 커맨더고 다른 하나는 스토퍼를 맡는다. 최진철은 3백에서 여기서 스토퍼 출신으로 3백에서 빼어난 활약을 한 대표팀의 맏형. 그러나 노쇠화에 따른 체력부담과 동료선수들의 은퇴로 커맨더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에 그의 커맨더로서의 역량부족은 수비불안의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포르투갈 국가대표처럼 과감하게 최진철을 제외하고, 이미 조직력이 갖춰진 자국클럽의 수비조직을 그대로 이식할 경우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현재 그럴 클럽 출신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험부족은 그런 생각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결국 최진철을 뺄 수 없다는 것.

그렇다고 커맨더 출신이 김영철 하나인 상황에 김영철-최진철 조합으로 중앙을 갈 경우, 김영철의 역량은 제외하고도 최진철이 2002년처럼 스토퍼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가가 문제다. 35세의 신체로 살인적인 일정의 월드컵에서 빠른 발을 강요하는 스토퍼를 맡기에는 느려진 최진철과 팀 모두에게 상당한 무리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

이운재가 제 3의 수비수의 역할과 함께 수비조직을 지휘하는 것도 아직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운재의 문제라기 보다는 독일의 올리버 칸이 믿을 수 없는 활약과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도 지적 받던 것처럼 골키퍼가 수비라인 전체를 지휘할 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전체적인 지휘범위의 문제 때문이다.



세가지 대안

최진철을 뺄 수 없다면, 세가지 대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첫 번째가 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이하 DM) 한 명을 중앙수비수(이하 CB)의 경험이 있는 선수로 배치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측면의 수비수(이하 FB)나 DM을 CB경험이 있는 선수로 배치해 순간순간 3백을 구사하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2명의 DM을 배치해 수의 싸움에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에는 김남일이 있다. 김남일은 수비조직 바로 앞에서 미드필드의 수비를 지휘해본 경험이 있는 믿을 수 있는 선수지만, 김남일의 부상 이후의 기량이나 경기모습은 2002년 당시와 같이 DM와 CB역할을 하던 때와 달리 공격적이라 대표팀에 필요한 모습이라 보기엔 어렵다.

두 번째의 경우는 FB를 순간적으로 중앙에 배치시켜 3백으로 바꾸는 능동적인 수비조직을 구성하는 것인데, 현재 주전이 거의 확실한 이영표와 조원희가 문제가 된다. 이영표의 CB로서의 역량은 아쉬움이 있고, 조원희 역시 수비력으로 보자면 아쉬움이 많다. 결국, 이 둘을 동시에 기용할 때 수비조직이 충분히 안정적일 수 있는가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조원희와 이영표를 동시에 기용한다면 그만큼 중앙을 두텁게 쌓는 방법을 세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김남일과 다른 선수를 함께 DM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DM을 볼 수 있는 선수 가운데 과연 월드컵의 수준과 공격을 위한 작업에 충분한 역량이 되는 가의 문제와 믿을 수 있는 대체선수가 있는 가의 문제에서 김남일조차 현 시점에는 아니다. 결국 기본적인 전략으로 채택하기에는 두 번째가 가장 현실적일 것이다.



이영표와 김동진, 그리고 유일한 RB 조원희

김동진의 성장과 예전 CB로의 경험과 왼발을 쓰는 수비수가 대표팀에 없다시피 한 부분은 현재 최진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나 다른 한 명의 중앙수비수와 함께 3백을 구성할 경우에 아주 매력적이다. 이것은 이영표의 활발한 공격력과 미드필드에서의 움직임만큼 수비조직에서 중요한 것.

이영표라는 빼어난 FB의 공격가담과 미드필드에서의 움직임을 수비를 위해 희생시킬 것인가, 아니면 오른쪽으로 돌려 유일한 오른쪽 측면 수비수(이하 RB) 조원희를 대체자원으로 확보하면서 전력의 안정을 함께 도모할 것인가? 현재 대표팀에 조원희가 부상당한다면 그 자리를 뛸 수 있는 선수는 최진철과 양쪽에서 다 뛸 수 있는 이영표뿐이다. 송종국의 부상으로 믿을만한 RB가 없는 상황에 조원희만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불안한 상황.

최진철이 RB로 뛸 경우 오른쪽 측면은 공격적인 부분보다 수비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고, 중앙의 공중볼에 대해 지금보다 불안한 상황이 된다. 이영표가 좌우에서 고른 기량을 선보인다는 점은 매력적일 뿐 아니라, 오른쪽에서는 크로스보다 침투에 능한 모습을 보여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옵션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이 대표팀 전력의 안정을 위해 김동진-???-최진철-이영표로 베스트가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랬을 경우 수비라인 전체가 고르게 주전과 백업멤버가 가능할 뿐 아니라, 3백과 4백의 운용이 훨씬 자유로워진다. 수비라인의 지휘문제도 김남일과 이운재가 최진철의 부담을 덜어 줄 수도 있고, 이영표의 공격가담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이영표가 CB로서의 경험이 김동진에 비해 분명히 손색이 있고 RB에 갔을 때, 이운재와 김영철의 수비라인 조율은 훨씬 편하며 김남일은 변한 경기모습을 가지고 미드필드에서의 수비를 강화시키는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감독의 시험은 계속된다

만약, 양쪽의 FB가 공격가담을 한다면, 수비안정을 위해 두 명의 DM이 CB 두 명과 함께 조직을 갖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즉, 이런 수비라인의 선택이 미드필드의 구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수비를 지휘하는 것은 이운재지만 포지션의 한계로 그 지휘범위가 한정되는 문제점을 보였고, 다양한 방향으로 빠르게 공격해오는 상대편에게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김남일을 주전으로 기용하거나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강요한다 해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기에 시간이 부족한 지금, 아드보캇 감독의 결단은 어느 쪽으로 움직일까?

만약 아드보캇 감독이 2004년과 같이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스트와 같은 한 명의 FB가 적극적으로 공격가담을 하길 원한다면, 분명 다른 한쪽은 수비적으로 나와야지 중앙의 힘싸움에서의 우위와 수비의 안정을 꾀하기 쉽다. 즉 조원희가 지금처럼 공격가담을 할 경우 이영표의 공격력은 희생되고, 때때로 이영표-???-최진철의 3백과 바로 위의 DM이 서는 수비라인이 구성되는 것. 여기에 이영표의 CB로서의 능력은 공중볼에 대한 우려와 함께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3백을 구성하는 데도 불안감이 있다.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스트와 같은 미드필더 출신 FB의 활발한 공격가담을 원한다면 수시로 3백과 4백을 운영할 수 있는 CB경험이 있는 FB 혹은 DM을 기용, 안정을 꾀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원희의 부족한 수비력과 김동진의 존재는 그들의 발전 정도에 따라 이영표라는 보석이 어느 쪽에 뛰어야 하는 지 결정하게 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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