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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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축구 때문에 하이킥을 못 보다니…"

기사입력 2010.02.11 11:04 / 기사수정 2010.02.11 11:04

이강선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내가 이런 축구 때문에 하이킥을 못 봤다는 게 너무나 화가 난다"

축구팬들에게 지난밤은 악몽과 같았을지 모른다. 10일 일본 도쿄 아지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동아시아 선수권대회' 2차전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3골을 헌납하면서 중국에 완패한 것.

이로써 1978년 이후, 중국과의 A매치에서 16승 11무로 '공한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던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서 28경기 만에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무기력한 플레이, 사라진 패스, 수비라인의 허점 등 '다양하게 문제점'을 보이면서 완패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어땠을까? 사실 경기가 끝나고,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는 성난 팬들로 인해 접속이 여의치 않을 정도였다. 인터넷에서 살펴본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한 축구팬은, "오늘 경기에서 문이란 문은 다 나온 것 같다. 자동문, 회전문, 안내문, 허접문. 아! 정말 화난다"며 대표팀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수비라인은 누가 봐도 안쓰러웠다. 전반 5분 오른쪽 측면을 헌납하면서, 내준 유하이의 헤딩 선제골을 시작으로, 곽태휘의 실수에서 나온 자오쉬르의 쐐기골. 설상가상으로 수비수 이정수는 부상으로 교체당했다. 여기에 후반에는 역습을 허용하면서 중국에 승리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축구팬들은 또, 이 날 경기에서 대표팀의 미드필더 진용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오장은-구자철-김정우-김두현을 선발로 내세웠는데, 모두 중앙 미드필드 자원이었다. "중앙에서 활약해야 제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측면에 세우면 좋은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 반응이다.

"허정무 감독은 FM(축구게임) 하는 것 같다. 내가 FM에서나 써먹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미드필드에 중앙 미드필더 4명 배치-) 게임에서나 통하는 것인데 실제 축구에서 저런 전술을 보니 참 경기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아예 처음부터 패스에 대한 기대는 저버리고 경기를 봤다"는 축구팬과, "선배들이 쌓아온 금자탑을 모래성보다 쉽게 무너뜨렸네요. 정말 이런 치욕적인 경기는 처음이다"는 축구팬도 있었다.

누리꾼들이 더욱 화가 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축구 중계가 있었던 MBC의 인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축구 중계로 인해 결방이 되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은 결과로 끝났다면 모르겠지만, 이날 경기의 패배는 하이킥을 못 본 팬들에게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이런 심정을 대변이라도 해주듯이, 한 팬이 "허접한 축구를 보려고 내가 하이킥을 못 봤다. 정말인지 속 터지는 하루다"고 댓글을 남기자, '베플'로 선정되는 등, 보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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