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철현의 격투사담
UFC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는 전설들의 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랜디 커투어(47,미국)와 마크 콜먼(46,미국)의 경기에서 커투어가 콜먼을 제압하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입증하였다.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만달레이베이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UFC 109' 대회에서 커투어는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하며 2라운드 초반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승리를 거두었다.
두 선수가 40대를 훨씬 넘긴 나이라는 것과 UFC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UFC와 프라이드라는 최고의 격투기 단체 두 군데에서 챔피언을 지냈던 콜먼과 UFC에서 헤비급과 라이트 헤비급 두 체급에서 5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하였던 커투어와의 경기는 여러 면에서 격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관중의 갈채 속에 콜먼과 커투어의 순으로 입장이 끝나고 1라운드가 시작되자 서로 신중한 탐색전을 벌이는가 싶더니 팽팽한 긴장감을 깨고 포문을 연 커투어의 펀치는 콜먼을 휘청거리게 하였고 연이어 콜먼을 철장으로 몰아붙인 후 클린치와 함께 더티복싱을 보여주었다.1라운드는 완벽한 커투어의 라운드였다.
승기를 잡은 커투어는 2라운드 초반 콜먼의 상체를 잡고 넘어뜨린 후 파운딩을 퍼붓다가 곧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경기를 끝내버렸다.시합전 커투어의 우세가 점쳐지기는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나 쉽게 콜먼을 제압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커투어는 콜먼을 맞아 자신의 특기인 더티복싱과 클린치상태에서의 싸움뿐만 아니라 5년만에 서브미션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모든것을 보여주었다.
커투어와 콜먼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진 데에는 이전부터 지금껏 하단태클이라는 한가지 공격스타일만 우직하게 고집해온 콜먼에 비하여 커투어는 그라운드나 스탠딩같은 어떠한 상태에서도 맞설수 있는 그라운드 파운딩이나 더티복싱이라는 주특기 이 외에 현대 MMA에 맞도록 계속 발전하는 진화형 파이터이기 때문이지 싶다.
그리고 비록 패배는 하였지만 콜먼이 언제적 콜먼이던가. 예전 프라이드 시절 당시에도 노장이란 소리를 듣던 콜먼이 그의 예쁜 딸들과 링 위에서 포옹을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격투기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 용감하게 옥타곤으로 뛰어든 그를 보며 이 날의 시합은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느냐가 중요한 시합이 아니었다.
격투선수로서는 은퇴하고도 남을 40대 중반을 넘긴 커투어와 콜먼이라는 두 전설적인 선수가 맞붙는것 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였던 시합이었다.
시합 후 커투어를 향해 "최고의 상대였다, 굉장하다"며 깨끗이 패배를 인정한 콜먼도 훌륭하였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준 커투어도 훌륭하였다.
커투어의 나이는 한국 나이로는 48세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있지만 이날의 커투어에게는 맞지 않는 말이었다.
왜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지를 확실히 보여준 커투어가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 또 다시 라이트 헤비급의 대권도전에 성공하여 6번째 챔피언 벨트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어쨌거나,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은 두 노장의 산뜻한 정면돌파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날이었다.
[사진=커투어 ⓒ 슈퍼 액션 제공]
신철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