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바비킴이 4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활동을 쉰 것의 시작은 2015년 1월 발생한 기내 난동 사건이다. 당시 바비킴은 비행기에 탑승해 와인에 만취했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소란을 피웠다. 그러나 조사 결과 항공사 측의 잘못도 있었음이 밝혀졌고 바비킴은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분명히 바비킴에게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바비킴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대신 조용히 자숙했고 지금도 특별하게 억울함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가 공인이고 제가 잘못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제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오랜 기간 자숙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제가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바비킴은 "커가면서 '남한테 피해 주지 말자'라는 개념으로 살았다. 그런데 그 사건에서는 많은 분을 놀라게 했다. 내용이 어떻든지 간에 제가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고개를 숙여서 저만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바비킴은 쉬는 기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마음가짐을 다잡았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말씀이 없으시다. 그런데 제가 쉴 때 아버지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트럼펫 연주를 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뭔데 힘들다고 쉬고 있고 이렇게 있을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울대부' 바비킴이 4년 6개월 만의 컴백한다는 사실은 많은 기대감을 줬다. 바비킴은 이러한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나이 드신 분들은 찐한 발라드를 기대하신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랑 그놈'이 임팩트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사랑 그놈'이 사랑받을 때 많이 힘들기도 했다. 갑자기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가 박혀서 정체성을 잃기 시작했다. 그것도 좋지만 그게 다는 아니지 않나. 그런 전형적인 발라드는 언제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로 했다. 절대적으로 발라드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음 싱글이나 다음 앨범에는 발라드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비킴은 자신의 대표곡 '사랑 그놈'과 '고래의 꿈'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사랑 그놈'은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다. 명곡이 나오면 뛰어넘기가 힘들다. '고래의 꿈'도 굉장히 큰 의미다. 음악을 굉장히 반대하셨던 아버지가 트럼펫 연주로 피처링을 해주셨다. 제가 연구하며 해왔던 음악을 직접불러서 나왔기 때문에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사랑을 받을지 안 받을 지는 몰랐었다. 그게 안 됐으면 다시 작곡과 프로듀싱을 하려고 했었다"
바비킴은 이번 컴백을 계기로 빨리 공연장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TV도 TV지만 콘서트를 빨리하고 싶다. '컴백했으니 앨범 들으세요'가 아닌 직접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콘서트 가수 체질이구나' '콘서트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큰 규모보다는 소규모로 대화를 나누면서 하고 싶었다. 아마 8월 말에는 할 것 같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을 선곡해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춤도 해보고 다 해봤는데 반응이 안 좋았다. 그냥 노래를 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만 이번에는 회사와 어떤 방송이라도 시키면 나가겠다고는 약속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많은 케이팝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케이팝의 위상을 알리고 있다. 영어가 유창한 바비킴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실력이지만 오히려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 싶었으면 예전에 미국을 가서 시도햇을 것이다. 2006년 쯤에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기존의 노래 4곡 정도를 영어로 번역해서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 때 거절했던 이유는 한국에서 이제 벌어먹기 시작했는데 넓은 미국 땅에서 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그런 욕심은 없다. 후회도 안한다. 다만 '내가 20년 늦게 태어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다"
오랜 공백기를 가진 바비킴은 이제는 열심히 달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조급하지 않고 꾸준히 음악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이 뒤따랐다.
"앞으로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 것 같다. 대표님도 저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고 싶을 때 음악을 만들 것 같다. 예전처럼 압박을 주지 않는다는 약속도 받았고 스스로도 꾸준히 할 건데 편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지는 않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스타크루 ENT 박찬목 작가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