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김유진 기자] 송강호가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 첫 공개된 '기생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4층 살롱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국내 매체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묵직함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 송강호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 21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의 공식 상영을 통해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난 '기생충'은 8분 간의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로 호평 받았다.
'괴물'(2006, 감독 주간), '밀양'(2007,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비경쟁 부문), '박쥐'(2009, 경쟁 부문)에 이어 어느덧 다섯 번째로 칸을 찾은 송강호는 연이은 외신 인터뷰 등 빡빡하게 이어지는 일정 속 목이 잠기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맏형다운 여유로운 모습으로 영화제에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긴장되고 떨리는 것은 똑같아요"라고 말문을 연 송강호는, 옆자리에 앉은 이선균을 가리키며 "그런데 이렇게 혹들을 같이 챙겨야 되잖아요?"라며 특유의 유머러스한 너스레로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후배들을 언급했다. 이에 박장대소한 이선균도 "아이돌 송강호와 함께 하는 칸 여행기다"라며 화답했다.
'기생충'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전한 송강호는 기립박수 당시 봉준호 감독과 함께 리듬감 있는 박수 소리를 유도하며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송강호는 "제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다"고 웃으면서 "'왜 내가 그렇게 행동을 했을까' 생각했을 때, 이 작품에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렇게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 앞에서 한국 영화의 대표로 '기생충'을 선보일 수 있던 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그런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싶었죠"라고 얘기했다.
상영 후 현지의 반응에 대해서도 "저 역시 경쟁 부문으로 왔을 때 이런 열광적인 반응을 본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듣기로는 경쟁작 상영 때는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반응은 제게도 처음이었어서, 봉준호 감독님의 복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라고 미소지었다.
봉준호 감독과 2003년 '살인의 추억' 이후 20여 년간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송강호는 "이전 작품들보다 조금 더 성숙된 영화가 '기생충'이 아닐까 생각해요. 봉준호의 진화가 아닐까라고도 생각하고요"라면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폐막식이 열리는 25일까지 가족들과 함께 칸 현지에 머물 예정이다. 송강호는 "저만 남는 이유요? 다른 배우들은 촬영 일정도 있고 바쁜데, 전 일정이 없어요"라고 겸손하게 답하며 "올해는 '기생충'과 개봉할 '나랏말싸미'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아, 혹여나 봉준호 감독님이 상을 받으실 때 아무도 없다면 외로우실 것 같아서요. 전도연씨가 '밀양'으로 상 받을 때도 그랬었고,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상 받을때도 항상 옆에 있었거든요"라고 크게 웃었다.
'기생충'은 국내에서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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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