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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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기사입력 2006.01.13 21:08 / 기사수정 2006.01.13 21:08

이우람 기자
기대 모은 '컵대회 K2리그팀 참가' 한 표 차로 무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1일 경남과 전남 단장이 빠진 13개 구단 단장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비롯한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6년 제1차 이사회에서 찬성 7표, 반대 8표로 '컵대회 K2리그팀 참가' 건이 한 표차로 부결되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 아직 대의원총회 승인을 받지 않은 신생팀 경남FC를 뺀 13개 구단 단장들은 리그 발전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 '내년부터 검토해보자'는 식으로 모든 경기 방식을 지난 시즌과 동일하게 하기로 했다고 한다.

'컵대회 K2리그팀 참가' 건은 2007년 도입을 목표로 둔 K2리그와 K리그 승급제를 앞두고 리그 간 팀들의 경기 경험 등을 목적으로 K리그에 참가하는 14개 팀과 K2리그 상위 4팀을 참가시켜 총 18팀을 9팀씩 두 개조로 나누어 조별리그 후 크로스 토너먼트로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날 이사회에서 8명의 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짐에 따라 사실상 백지화되고 말았다.

축구팬들은 이러한 연맹의 처사에 대해 많은 불만을 드러냈다. 많은 누리꾼들이 방문하는 축구커뮤니티 '사커월드'와 프로축구연맹 공식사이트에는 이날 많은 항의성 의견이 올라왔다.

▲ 연맹의 결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축구팬들
단장들은 "연고지 정착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프로 대회에 참여하느냐","재정능력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마추어의 참여에 반대했는데 곰곰이 들여다보면 반대의 이유가 석연치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연고지 정착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도에 묶여 실행되지 못했을 뿐 K2리그의 강호 고양KB의 경우 K리그 인기팀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K리그에서 보여준 관중은 충분히 모을 수 있는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

또 K2리그는 그들이 우려 하는 아마추어들이 아니다. 몇몇 구단은 이미 용병도 물색하고 있고 시민주 공모도 하고 있다. K리그 감독 출신이 지휘봉을 맞는 등 서서히 프로화의 모습도 갖추고 있다.

경기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K리그 팀들이 K2리그 팀들에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 FA컵은 경기력 저하에 관한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K리그에 승급시키기 전에 경기력과 팀 운영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컵대회에 참가시켜보자는 것인데 시행도 하지 않은 채 경기력 저하를 운운하면 누가 믿어주겠는가?

일부에서 밝힌 "프로가 아마추어에 잡히면 얼마나 충격이 크겠느냐"는 의견은 K리그 구단 단장들이 스스로 축구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한국 축구의 질적 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더욱 드러낸다.

병술년을 맞이한 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한 시즌만 더 치르면 승격제를 시작할 2007년이다. 그러나 중간단계인 '컵대회 K2리그팀 참가'마저 거북한 속내를 밝힌 프로축구연맹이 한 해가 지나 막상 승격제를 할 때가 오면 그 '승격제'마저 보류시키지 않으라는 법이 있는가?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정규 리그 운영방식과 관련하여 기존 전-후기와 4강 플레이오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고 정규리그 상금은 리그 우승의 권위 향상을 위해 종전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올리되 준우승 팀의 상금은 종전과 같은 1억5천만 원으로 결정했다.

또 심판 배정인원은 경남 FC의 K리그 참가가 확정되어 경기수가 증가함에 따라 주심 2명, 부심 2명씩 증원한 주심 16명, 부심 18명으로, 경기위원은 11명에서 12명으로 증원해 운영키로 결정했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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