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매 경기마다 탄성을 자아내는 호수비를 펼친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남다른 안정감으로 내야를 책임지고 있다.
연일 안정적인 수비로 '철벽 내야'의 중심이 된 오지환이다. 25경기를 소화한 현재까지 무실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팀에 믿음을 주는 게 기쁘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팀 수비가 전반적으로 좋아져 지키는 야구가 가능한 것 같다"며 웃었다. 아직 실책 갯수가 없지만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오지환은 "천천히 하자는 생각, 안정적으로 하자는 생각을 되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오지환은 지난 수년간 많은 호수비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냈다. 결정적인 순간 그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긴 것도 수차례, 그러나 몇 번의 클러치 실책이 짙은 잔상을 남겼다. 급기야 '어려운 것은 잘 잡고, 쉬운 것은 놓친다'는 이미지까지 생겼다.
그러나 오지환은 "내가 하는 것에 비해 실수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 아쉽긴 했지만 그것 또한 내 잘못"이라고 스스로를 질책했다. 어려울 것 같은 타구에도 몸을 날리는 공격적인 수비 성향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는 "나는 다만 어려운 타구도 포기하지 않는 것 뿐이고, 그렇게 봐주셨으면 한다. 내 마음은 어느 타구는 다 잡아 아웃시켜야 팀에 도움이 되니 그러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격수는 무조건 수비'라는 신념 답게, 수비에 대한 오지환의 애착도 무척 강하다. 신인 시절 수없이 많은 실수 속에서 오지환을 단단히 성장시킨 이는 유지현 코치다. 오지환은 "유지현 코치님이 수비 철학을 심어주셨다. 팀에서 기회도 많이 받으며 보잘 것 없는 선수를 사람 만드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유지현 코치로부터 전수 받은 '수비 철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어려운 타구를 잘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타구에 더욱 집중하자는 마음가짐이 바로 그 것. 오지환은 "펑고 받을 때마다 느끼지만 타구마다 어떻게 수비해야 할지가 정립됐다. 자세, 스텝 등 모두 유 코치님께 배운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오지환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발군의 타격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프로에 온 후 수비에 집중하며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오지환은 "매 시즌이 아쉽다. 3할을 쳐본 적도, 수비에서 실책을 10개 미만으로 해본 적도 없다. 늘 비중은 수비에 두어왔다. 수비가 정말 안정된다면 그때 타격에 더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 오지환이 '예비 아빠'가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책임감이 달라졌다. 야구가 원정도 많고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은데, 함께 할 때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야구를 나만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 하지 않나.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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