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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기상도④] 이청용, 볼튼을 넘어 EPL의 '별'을 향해

기사입력 2010.01.04 09:40 / 기사수정 2010.01.04 09:40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2010년 경인년의 새로운 해가 밝은지 어느덧 4일이 지났다.

지난달 31일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린 경기인 맨유와 위건의 경기를 끝으로 EPL도 5일간의 짧은 휴식(?)을 맞아-다른 리그는 일찌감치 쉬고 있었으니 EPL은 그냥 휴식없이 소화하고 있는 셈이지만- 2010으로 접어들어 리그의 반환점을 돌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청용의 볼튼은 승점 18점으로 강등권에 위치해 다음 시즌 EPL 잔류에 대한 희망이 어두워졌다.

왜냐하면 EPL에는 '박싱데이 기간에 강등 순위에 놓인 팀이 그 시즌에 강등당한다'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뻥축구 전술'로 조롱받던 게리 멕슨감독이 시즌중 경질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다행히도 볼튼은 10위 선더랜드(승점 23점)과 승점이 5점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그들보다 2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감독에 누가 선임되느냐, 그리고 앞으로의 경기력 여부에 따라 강등권 3팀중 위기에서 벗어날 확률이 그나마 가장 높은 팀이긴 하다.

2009년의 볼튼 원더러스 공격의 핵으로 떠오른 이청용

K-리그의 FC서울과 대한민국 대표팀에서의 멋진 활약을 바탕으로 EPL 볼튼 원더러스에 직행한 이청용의 첫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09/10시즌은 중반이 지났지만 지금까지의 활약으로도 충분히 나쁘지 않은 데뷔시즌이라고 평해도 좋은 시즌이 될 듯하다. 리그 14경기에 출장해서 3골 2어시스트, 그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5경기에서 볼튼은 3승 2무를 거두었다.

볼튼이 18경기 동안 치른 리그 경기 결과는 4승 6무 8패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청용이 볼튼의 승리를 부르는 '키 플레이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데뷔 시즌임에도 이청용이 적응기간 없이 빼어난 활약을 펼치자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청용이 볼튼 경기의 선발 명단에 들어있길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선발 명단에 이청용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가 좋고 번뜩이는 패스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이청용과 달리 볼튼 선수들은 어딘가 좀 투박한 면이 있었다(물론 그것이 볼튼답긴 하지만). 결국, 볼튼의 축구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매우 투박한 축구라는 인상을 심어줬고, 잿 나이트와 파브리스 무암바는 경기 때마다 만리 타향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탄식에 매우 귀가 가려웠을 것이다. 볼튼의 축구는 같은 뻥축구지만 그것을 킥&러시라는 아름다운 전술로 승화시킨 마틴 오닐감독의 애스턴 빌라같지 못했고, 결국 게리 멕슨 감독의 경질이라는 특단의 조치로 다시 한번 팀 체질 개선에 나서게 되었다.

2010년 새로운 볼튼과 이청용이 나아갈 방향은?

이제 경인년을 맞아 볼튼은 강등권을 탈출하고 EPL에 잔류하기 위해 힘든 싸움을 펼쳐야 한다. 볼튼의 1월 일정은 매우 좋지 못한데 7일 아스날 원정, 10일 선더랜드 원정, 18일 아스날 홈, 27일 번리 홈, 31일 리버풀 원정이다. 그나마 번리와의 홈경기 이외에는 무승부라도 건지면 다행일 정도로 어느 하나 만만한 경기가 없다. 1월달 경기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2경기를 덜 치른 이점 따위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볼튼에겐 암운만이 남게 될 것이다.

아직 멕슨 감독의 후임으로 누가 선임될 지 정해진 바는 없지만, 볼튼의 선 굵은 축구를 탈바꿈시키기 위해 영입했던 멕슨 감독마저 볼튼의 팀 컬러를 바꾸지 못하고 결국은 롱패스 축구로 회귀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경기 스타일이 다른 이청용은 들쭉날쭉한 활약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다음 감독은 잔여 시즌 동안 역대 볼튼 감독들이 이뤄내지 못한 섬세한 패스축구를 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것은 따라서 선 굵은 롱패스 축구와 어울리지 않는 이청용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항간에는 조원희를 위건으로 데려온 브루스 감독이 위건을 떠나자 조원희가 오리알 신세가 된 것처럼 이청용의 입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미 이청용은 롱볼 위주의 볼튼 공격에서도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진 존재인지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후임 감독이 누가 올지는 모르지만 이미 볼튼 팬들이 멕슨 감독의 축구에 등을 돌린 마당에 똑같이 롱볼 위주의 경기를 할 리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청용은 한창 성장해야 할 나이에 자신과 맞지 않는 축구를 하며 재능을 퇴보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제 새로운 감독을 만나 볼튼을 넘어 'EPL 공격의 별'로 성장해야 할 일만이 남았다.

만약 좋은 감독을 만나 이청용이 정말 EPL에서 손꼽히는 미드필더로 성장한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우리나라 대표팀의 조별예선 통과에도 청신호가 들어올 것이다. 2010년 경인년 이청용의 활약과 볼튼의 비상을 기대해 본다.

[사진 = 볼튼 공격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청용ⓒ볼튼 공식 홈페이지]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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