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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여왕' 카나예바의 독주로 막내린 2009년

기사입력 2009.12.15 12:49 / 기사수정 2009.12.15 12:4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9년 리듬체조의 중심에는 예브게니아 카나예바(19, 러시아)가 있었다. 참가한 모든 대회를 석권한 카나예바는 명실상부한 '리듬체조 여왕'에 등극했다.

카나예바는 4월 20일에 벌어진 '2009 FIG(국제체조연맹) 월드컵 시리즈 1차 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선 카나예바는 1인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올 시즌에 벌어진 대회 중, 2009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카나예바의 기량은 절정에 달했다. 출전한 4개 종목을 모두 휩쓴 카나예바는 개인종합도 우승해 5관왕에 올랐다. 현장에서 카나예바의 연기를 지켜본 국가대표 선수인 이경화(21, 세종대)는 "카나예바의 연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도저히 사람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라고 감탄했다.

세계 최고의 난도를 자랑하는 카나예바, 온몸으로 자신의 영혼을 표현해내다

올 시즌은 새롭게 규정된 채점제로 대회가 치러졌다. 심판진은 난도(D)와 예술(A), 그리고 실시(E)로 세분화됐고 예전보다는 예술성의 비중이 커졌다. 또한, 실전에서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하는 선수에게 유리해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카나예바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난도(리듬체조의 기술)를 선보였다. 혀를 내두를만한 난도를 구사하면서도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점이 카나예바의 장점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들어오면서 예술성까지 발전해 있었다. 채점이 이루어지는 세 부분에서 모두 정상에 올라선 카나예바는 독주를 달리기 시작했다.

국제심판이자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기술위원회 김지영(45) 위원장은 "올해 리듬체조를 정리해보면 예술성이 매우 강조되었다. 리듬체조의 전성기였던 80년대와 90년대에는 기술보다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지나치게 기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왔는데 FIG에서는 아름다움으로 회귀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표현력의 여제'로 불리는 안나 베소노바(26, 우크라이나)는 유니버시아드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카나예바에게 번번이 패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베소노바가 선보인 리본과 볼 연기는 매우 훌륭했고 현장에 있던 관중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난도에서 카나예바에 밀리고 있는 베소노바는 아쉽게도 정상에 등극하지 못했다. 또한, 기술 구사에만 집중하던 예전과는 달리, 카나예바의 표현력은 발전해 있었다.

아직도 어린 나이, 차원이 다른 연기를 위해 정진하고 있는 카나예바

18세의 어린나이에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한 카나예바는 퇴보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미 기술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 있는 카나예바는 예술성도 완성하고 있다.

지난 9월, 국내에서 벌어진 '체조 갈라쇼'에 참가하기 위해 카나예바는 내한했다. 국내 1인자인 신수지(18, 세종대)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갈라쇼에서도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당시, 현장에서 카나예바의 연기를 지켜본 서혜경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경기위원회 부위원장은 "어두운 조명 속에서 저렇게 수구를 던지고 받아내는 점이 너무나 놀랍다. 카나예바에 앞서 연기를 펼친 다리아 콘다코바(19, 러시아, 2009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2위)는 난도가 쉬운 갈라 프로그램을 연기했다. 그러나 카나예바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선보인 연기를 그대로 연기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고 카나예바의 연기에 대해 극찬했다.



올 시즌, 예술성이 강조되면서 음악과 조화되는 연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빠른 템포로 움직이면서 기술과 함께 음악성을 살리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카나예바는 이러한 경향에 잘 따라갔고 음악 소화력도 매우 향상됐다.

18세의 나이에 올림픽을 정복한 카나예바는 여전히 발전 중에 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19, 고려대)가 압도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것처럼 카나예바 역시 리듬체조계의 '지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카나예바만이 할 수 있는 현란한 피봇과 높은 점프, 그리고 유연성을 강조한 동작은 리듬체조의 개념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다리아 콘다코바라는 복병이 등장했고 '비운의 2인자'인 안나 베소노바도 여전히 매트 위에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기술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카나예바를 따라잡을 선수는 드물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실수를 하지 않는 완벽함을 갖춘 카나예바의 독주는 2010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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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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