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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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1열' 박찬욱 "'박쥐' 캐스팅 난항, 송강호도 다른 거 없냐고" [전일야화]

기사입력 2019.03.23 06:40 / 기사수정 2019.03.22 22:27

유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박찬욱 감독이 영화 '박쥐'가 탄생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주인공으로 낙점돼 있던 송강호도 "다른 거 없냐"고 했을뿐더러, 여자 주인공 캐스팅은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22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찬욱 감독은 '박쥐'를 가장 아끼는 이유에 대해 "아주 간단하다. 제일 잘 만든 영화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에 가장 근접하다. 아주 엉터리 같은 장면이 별로 없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쥐'의 원작은 소설 '테레즈 라캥'.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무기력한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 테레즈가 자기 욕망에 눈을 뜨게 된다. 오랫동안 억눌린 욕망 때문에 미친 듯이 탐닉하게 된다. 파멸을 두려워하지 않는 질주와 욕망,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파멸하는 과정이 무시무시하면서도 통쾌하고 얼마나 억압이 강했으면 이렇게 폭주할까? 공감도 되고 그랬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특히 "'박쥐' 따로 '테레즈 라캥' 따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 예정이었다. '박쥐' 이야기가 잘 안 풀려서 고민을 하던 중에 당시 프로듀서였던 안수현 PD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 어차피 테레즈 라캥도 만들고 싶다면서 박쥐랑 합하면 안 될 이유가 뭐냐고 하더라. 안 될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상현은 송강호가 연기했다.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의 인연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를 할 때 서로 경계하기도 했지만 신뢰하게 됐다. 다음 작품도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밤샘 촬영을 끝내고 아침에 모닝 알콜 한잔을 할 때 송강호가 '어떤 작품을 기획 중이냐'고 묻더라. 그때 '박쥐'하고 '복수는 나의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때 모든 영화사에서 거절당했던 작품이다. 송강호마저 '뭐 다른 거 없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여자 주인공 태주 역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박찬욱 감독은 한숨을 내쉰 뒤 "다 거절하더라 그렇게. 참 서러웠다. 사실 옥빈 씨는 송강호에 비해 나이도 너무 어리고 유부녀와 거리도 먼 이미지잖나. 당시 스물두 살이고 어렸다. 분장 감독에게 어떻게 하면 나이 들어 보일 수 있을지 노력해달라고 주문을 끊임없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옥빈을 캐스팅한 과정에 대해 "촬영감독인 정정훈 감독이 '다세포 소녀'를 했는데, 옥빈 씨를 추천하더라. 그래서 옥빈 씨 생일 축하 파티 때 지나가다가 들리는 척해서 합류할 생각이었다. 합류해서 와인을 샀는데 '0'을 하나 잘 못 봤다.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너무 맛있어서 2병이나 샀다"고 너스레를 떨다가도 "(김옥빈을) 딱 보자마자 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JTBC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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