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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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플레이오프] 중원을 지휘하는 4인 4색

기사입력 2005.11.20 06:14 / 기사수정 2005.11.20 06:14

김성진 기자

현대 축구에서 미드필드의 운용은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다. 보통 4~5명으로 구성되는 미드필더들이 종횡무진 움직이며 팀의 전술을 운용하는데 그중에서도 미드필더들의 중심이 되며 팀의 전술을 이끌어나가는 이들이 있다. 보통 플레이메이커라 불린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4팀 모두 리그 최정상급의 플레이메이커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4명 모두 각자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며 소속팀을 이끌고 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상대의 측면을 헤집는 특급 날개 이성남

이성남을 플레이메이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통적으로 플레이메이커라 하면 보통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의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 운영을 본다면 이성남이 왜 부산의 플레이메이커인지 수긍하게 된다. 4-4-2 전술을 주 전술로 사용하는 부산은 이안 포터필드 감독 특유의 극단적인 포백의 수비 전술로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 비중이 높다. 하지만 중앙에 위치한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도 최대한 공격 가담을 자제한 체 좌우 윙포워드에게 공격의 줄기를 만들어 줄 뿐이다. 여기서 이성남의 존재는 빛을 발한다.

이성남의 주 포지션은 왼쪽 윙포워드지만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상대의 양 측면에 혼란을 준다. 또한 빠른 발을 이용한 장점으로 투톱 바로 밑에 처진 공격수로 포진하여 2선 공격을 이끌기도 한다. 이성남의 이러한 넓은 활동폭은 상대 수비수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게 되고 이성남의 존재로 인해 넓어지는 공간은 부산의 공격수들 차지가 되어 버린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후기리그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큰 경기에 강한 이성남이기에 침체에 빠진 부산으로서는 더욱 믿고 의지할 선수이기도 하다.

새로운 정지볼의 스페셜리스트 서동원

한때 2002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도 선발되는등 제2의 유상철이라는 평가속에 중앙 미드필더로서 각광받았던 서동원. 오랜 부진 속에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며 팀을 통합 1위에 이끌었다. 서동원은 아기치와 함께 올시즌 인천의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아기치가 다소 공격적으로 나가면 서동원은 아기치의 뒤를 받히며 전체적인 팀 전술의 운용을 이끌었다. 특히 아기치가 수비의 부담을 적게 느끼며 공격에 많은 비중을 두는 플레이를 펼치게 하는데는 서동원이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상대의 키플레이어에 대한 전담 수비로 인천의 스리백 앞에서 일차적인 저지선 역할을 하는등 살림꾼 역할을 맡으며 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왔다. 게다가 거리에 상관없이 터지는 그의 프리킥 득점은 상대에게 이중적인 수비 부담을 가중시키게 했다. 장외룡 감독이 추구하는 실리축구를 가장 잘 해오고 있는 서동원. 그가 빠지게 된다면 인천으로선 팀의 중심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기에 플레이오프에서 서동원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의 람파드 김두현



김두현은 올시즌 중간 성남 일화로 이적해오면서 자신의 능력을 만개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성남의 주 전술인 4-3-3은 김학범 감독이 김두현을 위한, 김두현을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할 만큼 김두현은 성남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성남의 스리톱을 이뤄왔던 김도훈, 두두, 남기일, 모따등은 김두현의 볼 배급에 부담없이 득점 기회를 노렸고 이것은 성남을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리그 최정상급의 공격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중거리 슈팅과 위력적인 프리킥은 스리톱에 의존하지 않는 성남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김두현의 존재는 상대팀들로 하여금 수비진을 넓히며 자신들의 허점을 노출하게 만드는 효과도 가져오게 한다. 다만 김도훈의 부상으로 스리톱의 공격력이 약화된 점이 성남에겐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약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더욱 김두현의 플레이메이킹과 2선 공격에 기대를 많이 걸 것으로 보인다.

독기 품은 이천수

울산 현대의 플레이메이커는 김정우라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하지만 이천수에겐 플레이메이커라는 것 이외에도 뭔가 기대하게하는 '에이스'만이 주는 그 무언가가 있다. 만년 2위팀 울산에게는 아무래도 위기 시의 대처법이 약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피치에서 이천수에 대한 존재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의 빠른 발과 정확한 크로스, 문전에서의 위협적인 프리킥등 이천수는 단신 선수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또한 팀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두번의 대표팀 평가전에서는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한 이천수. 과연 이 아쉬움을 성남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분출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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