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홍상수 감독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화 '강변호텔'이 공개됐다.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변호텔'(감독 홍상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강변호텔'은 강변의 호텔에 공짜로 묵고 있는 시인 영환(기주봉 분)이 오래 안 본 두 아들 경수(권해효)와 병수(유준상)를 부르고, 같이 살던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한 젊은 여자 상희(김민희)가 강변 호텔에 방을 잡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이날 공개된 '강변호텔'은 강변 근처의 호텔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영환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두 아들에게 연락해 아들과 만남을 가지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오랜시간동안 교류가 없었던 부자였지만 어색함 속에서도 묘한 익숙함과 친근함이 느껴진다.
상희는 남자에게 배신당해 슬픔에 사로잡혀 있지만, 영환의 눈에 보이는 상희는 그저 아름답기만했다. 결혼에 실패하고 사랑에 실패하고 자식들과도 별다른 교류가 없는 외로운 시인이지만 또 다른 사람의 눈에는 '팬'이라고 말할만큼 동경의 대상이다. 이처럼 이들은 각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보는 이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조용한 분위기 속, 진지한 대화 속에서 홍상수 감독 특유의 웃음 코드가 숨어있어서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홍상수 감독의 23번째 장편영화 '강변호텔'은 제71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기주봉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제56회 히혼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해외에서 인정받았다.
또 '강변호텔'은 "내가 보아온 홍상수 감독의 작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씨네마터리' 자흐 데니스), "넘치는 감정의 물결들과 차갑고 상쾌한 느낌으로 이어지는 꾸밈음들, 환원주의적 설명들로부터 자유로운, 한 편의 시 모음집처럼 느껴지는 영화가 된다"('슬랜트 메거진' 척 보웬) 등 외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보통의 언론시사회와는 다르게 이날 언론시사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풀잎들'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감독과 배우들은 모습을 감추고 영화만 공개하는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앞서 2017년 홍상수와 김민희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 동반참석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고백하면서 많은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이후에도 '클레어의 카메라', '그후', '풀잎들'에 이어 이번 '강변호텔'까지 계속해서 함께 영화 작업을 하고 있지만, 해외 영화제에는 동반참석하는 것과는 달리 국내 공식석상에 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강변호텔'. 인간 홍상수가 아닌 감독 홍상수를, 그리고 홍상수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은 이번에도 그의 입으로 직접 전하는 '강변호텔'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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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