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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X박은옥, 40주년 프로젝트 "다시 태어나도 '음악' 하고파" [종합]

기사입력 2019.03.07 12:17 / 기사수정 2019.03.07 12:17

전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전원 기자] "다시 태어나도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7일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센터에서 정태춘 박은옥의 데뷔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권해효가 진행을 맡았으며 이은 명필름 대표, 김규항 고래가그랬어 대표, 김준기 총괄감독, 박준흠 수석프로그래머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콘서트, 출판, 앨범, 전시, 학술, 아카이브 등으로 이어지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며 행사의 문을 열었다. 

정태춘은 "최근 10년간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다. 40년 전체를 결산하면서 얼마나 성과가 있었는지 등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주변의 지인들이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 이야기가 시작됐다. 무엇을 표현했는지, 그런 것들이 당대 다른 예술가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다 프로젝트를 받아 들였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현재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를 찍고 있다. 영화 팀이 지난 연말부터 촬영을 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발매하는 새 앨범 '사람들 2019'에는 '연남, 봄 날', '외연도에서', '사람들 2019'(가사 새 버전) 등이 수록된다.


이 가운데 '연남, 봄 날'에 대해 박은옥은 "송파에서 약 40년 살다가 작년에 젊은 분들에게 핫하다는 연남동으로 이사를 했다. 부침이 지난 몇년 간 있었는데, 정태춘이 가족들을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가사를 쓰면서 울컥했던 모양이다. 원래 내게 부르라고 준 곡인데, 정작 난 그 감정까지 안 올라 서운해하더라. 역시 만든 사람이 부르는게 맞는 것 같다. 본인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곡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춘은 "사실 40주년을 맞으면서 특별한 소회는 없다. 노래 창작을 접은지 오래고, 시장에서 빠져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일을 벌리면서 만난 사람들, 팬들의 반응 등을 보면서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라고 느꼈다.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오래 들어주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박은옥은 "20대에서 30대 넘어가면 심난하다고 하는데, 난 60이 넘어서도 놀랍지 않았다. 나 역시 40주년을 맞아 정태춘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열심히 활동하지 않은 우리 두 사람을 기다려준 분들에게 뭔가를 선사하고 싶다는 핑계를 삼아 40주년 공연을 하게 됐다"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정태춘은 과거 갑자기 음악 활동을 멈추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는 상황을 맞이 하게 됐다. 노래의 정서적인 부분이나 대중성 측면도 그렇지만, 내 고민을 앨범에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읽어주는 피드백이 없었다. 대중예술가라면 대중의 취향을 따라가야 하는데 난 그게 부족했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세계가 변화하고, 한국 사회가 나아지고 있다는 낙관적인 상황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문명, 인간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본주의 방식으로는 우리 삶을 정확하게 들여다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대중과의 거리가 멀어졌고,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내게 음악은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었는데, 그 그릇에 담기에 적철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붓글을 가지고는 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니 노래에 매달릴 이유도 없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박은옥은 "다음 생애 태어나면 또 다시 음악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정태춘처럼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난 목소리로 표현만 했지, 정태춘처럼 곡을 만들지는 못해서 너무 부러웠다. 음악없는 삶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정태춘도 "초등학교 때 기타를 처음 만나고 바이올린을 배우고 창작을 하게 됐다. 얼떨결에 가수가 돼 상도 받았다. 준비되지 않은 마구 진행된 음악 인생이었다. 그러나 열정을 다해 뛰어 들었다. 노래는 내 인생에서 '전부'였다. 노래로 나의 존재와 실존적인 고민과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었으니까"라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한편 이번 전국 투어는 데뷔 40주년 기념 사업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는 정태춘 박은옥 활동 40년의 음악사적, 사회적 의미를 조망하기 위해 2019년 연간 진행되는 기념 사업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콘서트, 앨범, 출판, 전시, 학술, 아카이브, 트리뷰트 프로그램 등이 전국에 걸쳐 진행된다. ‘정태춘 박은옥 40 프로젝트’는 지난달 31일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통해 구체화됐다. 음악, 미술, 영화, 사진, 문학, 언론, 학계 등 타 장르의 문화 예술계 인사들이 동시에 참여한다.

정태춘은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모순과 저항을 온몸으로 담아낸 실천적 예술가. 새로운 세기 들어 인간 소외로의 문명 전환이 심화되는데 대한 비관성에 주목하고 질타하는 성찰의 예술가이다. 박은옥은 정태춘의 노래들을 탁월하게 소화해 내고, 함께 활동해온 시적인 보컬리스트이다. 부부는 ‘시인의 마을’ ‘촛불’ ‘사랑하는 이에게’ 등 국민 애창곡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won@xportsnews.com / 사진=정태춘 박은옥 40프로젝트 사업단 

전원 기자 w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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