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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한국인 메이저리거 결산 ② 서재응

기사입력 2005.11.03 07:09 / 기사수정 2005.11.03 07:09

고동현 기자

서재응으로서는 '입신양명'의 한 시즌이었다. 그리고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장대했다.

2003 시즌 팀의 부진속에서도 9승(12패)을 올리며 홀로 고군분투했던 서재응. 하지만 2004 시즌에서 지난 시즌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한채 5승(10패)에 머무르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다

이후 찾아온 2005 스프링캠프. 선발 진입에 대한 전망은 그 여느때보다 불투명했다.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탐 글래빈, 스티브 트락셀, 빅터 삼브라노등 걸출한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 엎친데 덮친격으로 뉴욕 메츠는 스프링캠프 중 LA 다저스로부터 이시이 가즈히사 마저 데려오며 선발 진입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욱 힘들어졌다. 결국 서재응은 3차례의 시범경기에서 9이닝동안 8실점하며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참고 기다리면 기회가 오는 법. 서재응의 2005시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이시이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등판한 4월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동안 6안타 1실점으로 상대를 틀어막으며 시즌 첫 승을 거둔 것이다. 이후 서재응은 다음 등판에서 5이닝 3실점,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게 된다.

이후 찾아온 두번째 기회...

그 후 세 달여를 마이너리그에서 기다린 끝에 두번째 기회가 찾아온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세달간의 마이너리그에서의 생활이 서재응에게는 오히려 득이 되어 돌아왔다. 

서재응의 단점은 단조로운 구질과 패턴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새로운 구질을 시험하기가 힘든 반면, 마이너리그에서는 마음껏 던져볼 수 있었고, 이것이 올시즌 서재응 돌풍에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서재응은 마이너리그에서 그 곳 투수코치로부터 커터를 배웠고, 빅리그에 올라와서도 이를 유용히 사용했다.

서재응은 복귀경기였던 8월 7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7⅓이닝동안 단 4안타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으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특유의 칼날 제구력과 함께 마이너리그에서 익힌 변화구로 4경기에서 3승을 보태며 8월 한달동안 5경기에 선발등판해 4승 무패, 방어율 1.78을 기록했다. 이 결과 내셔널리그 8월 이 달의 투수상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지만 8월 마지막 등판이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4실점하며 아쉽게 상을 놓치고 말았다.

9월과 10월에도 서재응의 호투는 이어졌지만 6번의 선발등판에서 2승(1패)만을 챙기며 본인의 첫 시즌 두자리 승수는 다음해로 미뤄야 했다. 서재응은 결국 8승 2패 방어율 2.59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2005 시즌을 마무리했다.

실력으로 이룬 8승

메이저리그에서는 몸값이 비싼 선수들을 먼저 기용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곧 자신들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연봉이 적은 선수들은 비싼 선수'보다 더욱 뛰어난 실력으로밖에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서재응의 2005 시즌은 더욱 뜻깊다고 볼 수 있다. 뉴욕 메츠에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탐 글래빈, 빅터 삼브라노, 스티브 트락셀, 이시이 가즈히사등 서재응 자신보다 몸값이 비싼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실력으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8승이라는 승수를 거뒀다는 점이다.

미국 진출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서재응. 내년에는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본인의 첫 두자리수 승수를 거두는 시즌이 되길 기대해 본다.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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