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16 01:19 / 기사수정 2009.11.16 01:19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북유럽의 강호' 덴마크와의 A매치 평가전은 한국 축구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안겨줬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럽팀과 상대해 원정에서 0-0무승부를 거두며 자신감을 쌓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한동안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지 않았던 수비진에서 허점이 수차례 노출되며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주었다.
이날 한국은 이전 평가전과 마찬가지로 이정수(교토)-조용형(제주)을 중앙수비진으로 내세우면서 좌우 풀백으로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선발 출장시켜 경험적인 측면에서 무게감을 더하게 했다. 후반에는 이정수 대신 곽태휘(전남)를 모처럼 A매치 평가전에 투입시켰고, 차두리 대신 강력한 경쟁자, 오범석(울산)도 출전시켜 컨디션 점검을 벌였다.
큰 틀에서 봤을 때 포백 수비진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상대의 힘이 느껴지는 파상공세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원정 경기로 인한 현지 적응 등을 감안했을 때 대체로 무난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180cm 중반의 큰 키를 자랑하는 이정수, 곽태휘는 투지 넘치는 수비와 공중볼 장악 능력으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으며, 양쪽 풀백은 수비적인 면에서 안정감을 더하게 했다.
그러나 모처럼 체격이 좋고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갖춘 유럽팀과 상대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모습은 큰 숙제로 남았다. 초반 20분 동안 한국 수비진은 잇따라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놓치고,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실점과 다름없는 상황을 2-3차례나 허용하기도 했다.
수비 조직력은 계속 해서 흔들렸고, 바깥으로 걷어내기에 급급하며 전술적인 팀 밸런스가 무너지는 현상도 잠시 나타났다. 그나마 노련한 골키퍼, 이운재(수원)의 선방과 상대 공격수의 실수로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월드컵 본선이었다면 분명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점들이었다.
지난 9월에 있었던 호주전에서 노출됐던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불안한 대처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신 수비수들의 분전이 있기는 했지만 상대 선수가 떠오를 때 적절한 협력 수비로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후반 종료 직전까지 불안한 모습을 수차례 노출했다. 또한, 볼이 바깥으로 흘러나간 이른바 '데드볼' 상황에서 곧바로 역습으로 이어갈 수 있는 공격 기회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며 수비에서 공격으로 곧바로 전개되는 장면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풀백들의 소극적인 공격 가담도 아쉬웠다. 이영표, 차두리는 이미 월드컵 본선 등을 통해 충분히 공격력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유럽팀과 A매치 평가전을 가진 것을 의식한 듯 과감한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플레이로 경기 운영을 펼쳤고, 결국 중원 자원들까지 상대의 압박으로 제 플레이를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큰 틀에서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세부적으로는 몇 가지의 문제점을 노출했던 한국 포백 수비진. 18일 밤(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상대할 세르비아 선수들은 덴마크보다 신장이 더 좋기로 소문나 있다. 202cm를 자랑하는 니콜라 지기치(발렌시아) 등 유럽에서도 인정하는 장신 군단 세르비아를 상대해서는 어떤 짜임새 있는 조직력, 전술적인 변화로 더욱 안정된 수비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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