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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첼시전이 알려준 '세트피스'의 중요성

기사입력 2009.11.09 14:36 / 기사수정 2009.11.09 14:36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첼스키' 첼시가 9일 새벽 1시 홈 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EPL 12R 경기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1-0으로 제압하고 2위 맨유에 승점 5점 차이로 앞서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이번 라이벌 매치의 승리 여부는 향후 우승경쟁 레이스에 큰 영향을 주는 경기였기에 올 09/10시즌 첼시 감독으로 부임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으로서는 맨유전 승리를 통해 자신의 감독 경력 중 03/04시즌 세리에A에서 AC밀란을 우승시킨 것 이외에는 연관이 없던 리그 우승컵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는 결과다.

라이벌 매치답게 경기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종종 라이벌 매치의 분위기는 팀 전력을 배제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런던 더비로 유명한 아스날과 토트넘의 경기 결과가 의외로 무승부가 자주 연출되는 것이라든지, 07/08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맨유를 상대로 거둔 2승이라든지, 라이벌 매치가 가져다주는 특수한 분위기는 비록 객관적 전력이 열세에 놓였을지라도 팬들을 위해 라이벌에게만큼은 질 수 없다는 이유 덕분에 이렇듯 의외의 결과가 나올 때도 있었다.

이번 첼시-맨유전 또한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고 결정적으로 맨유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퍼디난드-비디치 라인이 붕괴되었다는 것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첼시의 손쉬운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다이아몬드 세공사' 안첼로티의 중원에 맞서 탄탄한 중원으로 맞불 작전을 놓았고 이것은 멋진 성공을 거두었다. EPL내 최고의 중원으로 손꼽을 수 있는 첼시의 중원에 맨유가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근소한 우위를 점하면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거기다 비디치 대신 출전한 맨유의 전도유망한 센터백 죠니 에반스는 디디에 드록바를 효과적으로 마크하며 비디치의 공백을 잊어버리게 하였다.

비록 후반 74분 드록바를 걷어차는 어처구니없는 행동과 82분 카르발류에게 들어간 태클 등으로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중 파울을 거의 하지 않는 깨끗한 수비를 자랑하는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긴 했지만, 최근 5경기에서 19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결정력을 가진 첼시의 공격진을 상대로 74분까지 무실점으로 공격을 틀어막은 데는 틀림없이 에반스의 공이 컸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세트피스에서 결정이 났다. 75분 프랭크 램파드의 프리킥을 존 테리가 그대로 헤딩 슛을 하며 맨유의 골망을 흔든 것. 현대축구에서 세트피스가 얼마나 중요한 장면인지를 잘 나타내 주는 장면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은 열린 상황과도 같기 때문에 약속된 플레이를 제대로 이행하기만 한다면 공격자는 득점하기 쉽고 수비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작년 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 개최되었던 유로 2008의 전체 골 비율 중에서도 세트피스는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세트피스는 현대축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거기다 이번 시즌 EPL '빅4'중 리버풀의 부진 또한 세트피스의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빅4'중 첼시와 맨유, 아스널이 각각 8실점, 14실점, 11실점만을 기록한 데 비해 리버풀은 무려 16실점을 기록했다. 리버풀의 현 순위가 중위권이긴 하지만 그들의 실점률은 다른 중하위권 팀들(8위 선더랜드 19실점, 14위 에버튼 16실점 등)에 비해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실점만 따지면 리그 하위권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세트피스 실점률에서 리버풀은 최악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실점의 70% 이상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헌납하며 현재 EPL 7위에 올라 있다.

맨유로서는 역시 세트피스 시 높은 헤딩 타점으로 강력한 세트피스 공격력을 보장해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부재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리고 이 맨유-첼시전은 리그에서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세트피스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고, 역으로 세트피스 시에 득점률을 높이는 것이 리그 테이블에서 순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이번 시즌 공수 양면과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약점을 보이지 않는 첼시가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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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첼시는 세트피스 한 번으로 라이벌전 승리를 챙겼다ⓒ첼시 공식 홈페이지]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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