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06 10:34 / 기사수정 2009.11.06 10:34
- 첼시의 승리에 무게…그러나 비디치는 드록바에 강하다.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9일 새벽 1시(한국시각) 첼시의 홈 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현 EPL 1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와 지난 08/09시즌 EPL 3회 연속우승의 대위업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09/10시즌 EPL 12R를 치른다.
현재 첼시는 9승 2패 승점 27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맨유는 8승 1무 2패 승점 25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첼시가 이긴다면 라이벌전에서 승리한다는 기쁨 이외에도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리며 선두 경쟁에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맨유가 이긴다면 역전 1위 등극이 가능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양 팀 모두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향후 우승 경쟁 레이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첼시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AC밀란을 이끌며 이탈리아와 전 유럽을 호령했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시즌 스콜라리 감독의 다이아몬드 전형과는 같지만 또 다른 다이아몬드 전형을 이끌며 첼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스콜라리 감독 체제에서 빛을 보지 못한 미하엘 발락의 중용은 첼시의 중원에 묵직한 안정감을 가져다주었고, 새롭게 첼시의 꼭짓점으로 태어난 조 콜의 날카로운 발끝이 돋보인다.
게다가 물오를 대로 오른 간판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의 득점력은 첼시 전력에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 EPL 득점왕을 차지할 시절에도 드록바는 20골이라는 득점왕치고는 적은 골 수를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은 불과 11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9골을 득점하며 '신의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드록바의 파트너인 지난 08/09시즌 득점왕인 니콜라스 아넬카 또한 3골에 그치고 있지만 올 시즌은 드록바의 '미끼' 역할을 주로 맡으며 때때로 예리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진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존 테리가 이끄는 수비진은 04/05시즌 15실점만을 기록했던 무리뉴 시절의 수비진만큼 단단함을 자랑한다.
반면 맨유의 분위기는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라이벌 리버풀에 0-2의 충격패를 당한 이후 CSKA 모스크바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그들이 자랑하는 올드 트래포트에서 질질 끌려다니다 극적으로 3-3무승부를 거두었다. '제2의 호날두'가 돼줄 것을 기대했던 루이스 나니는 여전히 자신의 잠재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고 맨유의 EPL 3연속 우승 당시 중원의 사령관으로 EPL을 호령했던 마이클 캐릭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팀의 핵심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시키면서도 별다른 보강을 하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 상황이 썩 나쁘다고 볼 수 없긴 하다. 공격의 날카로움이 무뎌졌음에도 디펜딩 챔피언답게 이겨야 할 곳에서 꾸역꾸역 이기는 그들에겐 확실히 '승리의 유전자'가 존재하는 모양이다. 거기다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된 라이언 긱스가 해를 거듭할수록 원숙미 넘치는 놀라운 플레이로 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고 맨유의 새로운 'No.7' 마이클 오웬은 주요 고비마다 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실상 지금 맨유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진이 붕괴되었다는 것인데, CSKA와의 챔스 경기에서도 이미 영국 언론들은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제외된 맨유의 수비진에 '최악'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인 리오 퍼디난드가 나와도 경기 결과가 달랐을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시즌 퍼디난드의 정줄 놓은 수비는 올 시즌 마이클 캐릭의 부진과 더불어 맨유의 2대 미스터리 중 하나로 꼽힐 만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전체적 분위기가 첼시의 승리 쪽으로 쏠리고 있긴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지난 리버풀-맨유전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네마냐 비디치의 복귀는 그러한 가능성을 생각해보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신의 발끝'을 자랑하는 디디에 드록바에게 유독 강했던 비디치는 지난 리버풀전에서 리버풀전 3연속 퇴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는 파워 넘치는 수비와 강력한 제공권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제압하는 수비수이다.
다만,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공격수들(페르난도 토레스와 사무엘 에투같은)에게 약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비디치의 약점이지만 드록바의 스타일은 그들과는 달리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통해 위치선정 후 골을 넣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유독 드록바가 비디치를 만나면 작아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과연 이번 경기에서도 드록바는 비디치를 상대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까, 아니면 신의 위용을 자랑할까? 맨유와 첼시전 승부의 키 포인트는 네마냐 비디치의 발끝에 달려 있다.
[사진 = 맨유와 세르비아의 주전 중앙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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