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현 인턴기자] '안녕하세요'가 심한 결벽증에 걸린 아내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지독하게 깔끔을 떠는 아내 때문에 힘든 40대 남성의 '아내 좀 말려주세요'라는 사연이 소개됐다.
고민주인공은 집에 들어가면 현관 앞에서 입고 있던 모든 옷을 다 벗고 샤워를 해야 하며 그날 입었던 속옷과 겉옷은 물론 점퍼까지도 곧바로 세탁기에 넣어 세탁을 한다고 했다. 목욕을 다녀와도 예외없이 다시 샤워를 해야 함은 물론, 잠깐의 외출에도 그냥 집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심지어 아내가 집에 없을 때는 아예 집안에 들어갈 수조차 없어 고민주인공은 항상 전화를 걸어 가도 되는지를 확인한 후 집으로 향한다고 했다.
또한 아내는 사람들의 손이 닿은 곳마다 물티슈로 닦는다고 했다. 고민주인공이 집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아내는 도어락은 물론 현관문과 손잡이까지 닦는 것이다. 심지어 아내는 아이들의 공책까지도 한장한장 물티슈로 닦는다고 했다. 방바닥과 마루를 비롯해 벽까지 모든 청소를 물티슈로 하는 아내 때문에 한달에 30~40만원 정도의 물티슈 구입비가 들고 손세정제도 일주일에 한통 정도 쓴다고 했다.
아내의 심한 결벽증으로 인해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고 최면치료까지 받아보는 등 이런저런 노력도 기울여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이어 등장한 아내는 남편의 고민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세균이 달라붙는 것 같다고 했다. 10시부터 1시까지 일을 하는 아내는 퇴근해서 오면 아이들이 올 때까지 현관에만 있다가 아이들이 오면 그 때서야 옷을 다 벗고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물티슈로 닦은 후 샤워를 하고 들어간다고 했다. 둘째아이 하원에 맞춰 나가야 하기 때문에 다시 씻는 것이 싫어 현관에 앉아 4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기다린다는 아내는 점심도 밖에서 사서 들어와 현관에 앉아 먹는다고 했다.
이후 아이들 밥을 챙겨주고 물티슈로 온 집안을 청소한다고 했다. 이로 인해 손목에는 무리가 왔고 무릎은 까맣게 변해 반바지를 입지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집안 가전제품이나 문고리 등이 고장나도 누군가 들어오는 게 싫어서 고장난 채로 그냥 둔다고 했다.
이런 아내의 문제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첫째아이는 심리상담 중 집을 온통 까맣게 그렸고, 때문에 6개월정도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둘째 역시 입을 닦아주지 않으면 자장면을 씹지 못하는 등 조금씩 이상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심한 결벽증에 더해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문제였다. 상의 없이 투자해 큰 손실을 본 아내는 이를 막기 위해 여기저기에서 대출을 받았다. 고민주인공이 신용불량 직전에 이르렀지만 이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 고민주인공은 그 사실을 은행에서 대출상담을 받다가 알게 됐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이 만만해 보인다든가 청소하느라 힘들어 대화를 할 시간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 공분을 샀다.
대화가 이어지며 아내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아 현재 심리치료 받는 것에 기대고 있다고 했다.
고민주인공은 우울증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등 현재 상황이 너무 힘들어 이제는 놓아버릴 것 같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사연을 보냈다고 했다.
출연진들이 한결 같이 아내에게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고민주인공이 진심을 다해 고통을 호소하자 아내의 마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내는 "내가 잘못했고, 미안해", "결벽증을 고치려 노력할게"라고 말했다. 이에 이영자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물어보자 물티슈, 세정제 등을 줄이고 손과 발만 씻으면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자신이 집에 없더라도 남편을 믿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내의 변화 약속에 고민주인공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고, 모두의 응원 속에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안녕하세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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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kimjh934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