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10.11 09:43 / 기사수정 2005.10.11 09:43
아드보카트호의 첫 번째 결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2일, 한국(FIFA 랭킹-26위) 축구 대표팀은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중동의 강호 이란(FIFA 랭킹-18위)과 평가전을 치른다. 데뷔 초부터 강한 카리스마와 명장의 기품이 엿보이는 지도력을 선보이며 선수들을 장악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데뷔전이란 점, 또 최근 힘겨운 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축구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상암벌에서 맞붙는 두 팀은 지난해 8월 아시안컵 8강전 이후 1년 2개월 만에 재 격돌한다. 당시에는 모두 7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이란이 4-3으로 한국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었다. 한국으로써는 반드시 지난 아시안컵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내년 독일 월드컵을 향한 첫 출발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어야하는 만큼 중요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평가전이란 이름을 빌리고는 있지만, 그 이상의 치열한 경기가 예상되는 대 이란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아드보카트식 축구, 어떤 모습 보일까?
이번 경기에서 승-패 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역시 아드보카트식 축구의 색깔이다. 최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단을 지휘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모습에서는 강력한 압박을 중심으로 하는 토탈싸커와 화끈한 공격 축구가 인상적이었다.
포지션과 위치에 관계없이 상대를 압박하고, 공격-수비 모두 적극적인 슈팅과 공격 가담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쥘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10일 훈련에서는 수비수들까지 공격과 슈팅 훈련을 시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자신의 축구 철학을 내비쳤다.
또 하나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경기 운영 능력이다. 본프레레 전임 감독에게 가장 실망스러웠던 부분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경기 운영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쉴 새 없이 뒤바뀌는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어떤 전술과 용병술로 대처해 나갈지도 주목된다.
이란과의 경기는 팽팽한 백중세가 예상되는 만큼, 선수들의 경기력 못지않게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하는 감독의 전술 운용 능력이 승-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 내에서 능동적인 전술적 변화와 시의적절한 선수 교체로 경기를 지배해 나갔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데뷔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기대된다.
▲베스트 11, 누가 나올까?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하에 치르는 첫 번째 경기인만큼, 이란전에서 선발 출장이 갖는 의미도 남다르다. 우선 공격진에서 (좌)주영-(우)지성의 양 날개는 거의 확정적이다. 다만, 이동국과 안정환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중앙 공격수 자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훈련 첫날과 둘째 날엔 안정환이 박주영 박지성과 호흡을 맞추었지만, 셋째 날 이였던 9일과 10일에는 이동국이 그 자리를 차지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둘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동국은 전형적인 탑 스트라이커고 안정환은 공간 침투가 능한 돌파형 스트라이커이다. 아드보카트가 경기 당일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도 관심거리이다.
이영표의 부상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던 박지성의 위치 이동, 그리고 '진공청소기' 김남일의 공백으로 자리가 많아진 미드필더 라인에는 젊은 피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 김두현과 백지훈이 중앙의 두 자리를 맡을 공산이 크고, 정경호와 김동진이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에는 '패기' 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김영철을 중심으로 유경렬 최진철 등 비교적 경험이 많은 노장이 스리백을 형성하고 이란의 공세를 차단해 낼 것으로 예상된다. 골키퍼도 신예 김영광보다는 노련한 이운재가 주전 자리를 우선 꿰찰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존을 가리자
이번 평가전은 아시아 지존을 가리는 두 가지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우선 아시아에서 최강임을 자부하는 두 나라기에 그 자존심 대결을 치열하다. 비록 최근 FIFA 랭킹은 이란이 8단계 위에 있지만, 한국은 지난 월드컵 4강과 월드컵 6회 연속 진출 등 대외적으로 갖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결에서 이란을 꺾고 아시아 정상의 위용을 되찾아야 하고, 이란으로서는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아시아 지존의 이미지를 빼앗아야 한다. 평가전을 넘어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이유이다.
또, 박지성(24. 맨체스터 Utd.)과 알리 카리미(26. 바이른 뮌헨)로 대표되는 두 나라의 키 플레이어들의 대결 구도도 관심을 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의 대결에서는 알리 카리미의 압승. 박지성은 1어시스트에 그친 반면, 카리미는 무려 3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되었었다.
사실, 당시 대결은 공평하지 않았었다. 박지성은 네덜란드에서 당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본프레레 감독의 부름을 받고 날아가 완전치 못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었다. 컨디션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와 경기 감각조차 무뎌져 있었던 것.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최근 욱일승천한 기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지성은 멋진 설욕을 기대하고 있다. 더군다나 전방 공격수로 전진 배치된 만큼, 화끈한 골 세례를 퍼부으며 지난번의 패배를 만회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또 AFC(아시아축구연맹)의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나란히 오른 만큼, 두 선수의 치열한 자존심 경쟁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라는 새로운 체제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하는 한국축구. 12일 상암벌에서 그동안의 불안과 부진을 씻고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상암으로 축구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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