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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승부처] '생각대로 풀린 SK'…2패 뒤 3연승으로 KS 진출

기사입력 2009.10.14 22:44 / 기사수정 2009.10.14 22:44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사상 두 번째 '리버스 스윕' 드라마가 펼쳐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결국 SK의 승리로 끝났다.

인천 홈 구장에서 먼저 2패를 당할 때만 해도 송은범, 김광현, 전병두 등 주력 투수들의 부상 공백을 실감하는 듯 했던 SK는 두산의 홈인 잠실 구장에서 치른 3,4차전을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가 정점에 오른 SK는 최종 5차전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하며 완승을 거둬 KIA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낙점됐다. 1996년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가 쌍방울에게 먼저 두 경기를 내주고 내리 3승을 거둬 한국시리즈에 나간 후 13년만에 재현된 '2패 뒤 3연승'이었다.

<1,2차전> '바람도 우리편'…두산의 기선 제압

7일 문학 구장에서 막이 오른 1차전. 두산은 1회초 고영민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에는 최준석이 다시 솔로 아치를 그려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이날 문학 구장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는데 고영민과 최준석이 홈런이 모두 우익수쪽 펜스를 살짝 넘어가다보니 '바람이 두산편을 들었다'는 말도 나왔다.

두산은 2회와 8회 각각 1점씩을 빼앗겼지만 선발 금민철의 호투에 이어 후안 세데뇨-고창성-지승민-임태훈 등 불펜 '필승 카드'를 총동원하며 3-2 승리를 지켰다. 9회에 등판한 세이브 공동 1위 이용찬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김경문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이튿날(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2차전은 두산의 뚝심이 잘 드러난 한판이었다. 1-0으로 앞서가던 두산은 임태훈이 박정권에게 홈런을 얻어 맞는 바람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두산은 8회초 2사 후 이종욱의 결승 1타점 2루타, 고영민의 쐐기 투런 홈런을 묶어 4-1 승리를 완성했다.

SK로서는 1-1 동점이던 8회 정우람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아픈 구석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 전병두가 나와서 던져야 할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SK로서는 박정권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3,4차전> 잠실벌에 울려 퍼진 '연안 부두'

두산으로서는 최대한 빨리 승부를 끝내야 했다. 지난 2년간 SK와 포스트시즌에서 만나 먼저 승리를 챙기고도 결국 패퇴했던 과거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10일 잠실로 자리를 옮겨 열린 3차전에서 두산은 1회 먼저 1점을 내줬지만 6회 1사 만루에서 최준석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 1사 1,2루에서는 이종욱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위기를 넘어가더니 9회말 2사 1,2루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타격감이 좋았던 고영민이 범타에 그치며 연장전에 돌입했고 박재상에게 결승 1타점 3루타, 김연훈에게 희생 플라이를 거푸 허용하며 결국 두산은 1-3으로 졌다. 눈앞에 아른거리던 한국시리즈 진출권이 날아간 두산에게는 1패 이상의 아픔이 있는 경기였다.

한 숨을 돌린 SK는 11일 4차전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몰아 갔다. 박정권은 3-3 동점이던 7회초 2사 1,2루에서 좌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로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는데 그 상대가 두산의 불펜 에이스 임태훈이었다.

1,2차전에서 임태훈을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하며 새로운 천적 관계를 형성한 박정권은 임태훈과의 세번째 대결에서도 'KO승'을 거두며 SK가 8-3으로 승리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5차전> 예상 외 변수…비가 승부를 갈랐다

13일 문학 구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최종 5차전이 비에 쓸려 내려갔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2회초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된 것. 김성근 감독은 "두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지만 '하늘이 SK를 도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선취점을 뽑은 팀은 빠짐 없이 승리를 챙겼다. 두산으로서는 2회 선취점을 뽑으며 상승세에 있던 상황인데다 그 점수가 김현수의 대형 홈런포로 나왔기에 하늘이 야속할 수 밖에 없었다.

14일 다시 치러진 5차전은 SK의 완승이었다. 두산은 이렇다할 기회도 잡지 못한 채 졸전을 펼쳤고 SK는 홈런 6개를 포함해 19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4-3으로 완승을 거뒀다. 4번 타자 박정권은 홈런 하나를 추가하며 플레이오프 MVP에 올랐고 박재상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두산은 4번 타자로 나선 김현수가 3안타 2타점으로 타격감을 회복했지만 '두목' 김동주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선전하던 투수진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바람에 2승을 먼저 거두고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경험하게 됐다.

[사진 = 박정권 ⓒ SK 와이번스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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