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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표팀, 그들이 더욱 더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

기사입력 2009.10.10 16:49 / 기사수정 2009.10.10 16:49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풋볼코리아닷컴=김재호] 아쉬운 순간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9일 밤 11시 30분 이집트 수에즈의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가나와의 8강전에서 2대 3으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그들은 축구팬들의 가슴에 큰 감동을 남겨주었다.

91년 8강 진출 이후 최고의 성적. 그 때 당시 남북단일팀이 출전했으니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나간 것으로는 83년 멕시코 대회 4강 진출 이후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에게서 감동을 느끼고 그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단순히 좋은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시련을 이겨낸 주인공들

현재 U-20대표팀 선수들 중 김승규, 임종은(울산), 오재석(경희대), 윤석영(전남), 김민우(연세대)는 2년 전 국제축구연맹 (FIFA) U-17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2년 전, 우리나라에서 열린 U-17월드컵에 출전한 U-17 대표팀은 홈팀의 이점을 등에 업고 야심차게 출전했지만 페루, 코스타리카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1승 2패를 기록,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U-20 대표팀을 이끄는 기둥으로 성장했다. 김승규는 주전 골키퍼로서 안정적으로 수비를 이끌었고, 오재석과 윤석영은 좌우 풀백으로 나서 공수 양면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다. 김민우는 팀 내 최다골인 세 골을 터트리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은 유력한 첫 승 상대로 지목했던 카메룬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특히 개인기에서 큰 차이를 드러내면서 1대 1 상황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여기에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실점까지 허용, 첫 경기를 패하고 말았다. 위기는 두 번째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전반 32분, 상대 공격수 파수에게 골을 허용하며 0대 1로 끌려가기 시작한 것. 자칫 2연패를 기록하면서 그대로 무너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후반 25분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1대 1로 경기를 끝마칠 수 있었고, 이것이 반전의 계기가 되어 2연승을 달리며 8강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가나와의 8강전에서도 상대의 빠른 돌파에 당황하며 연달아 2실점을 하며 그대로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대표팀은 종료 직전까지 맹공을 퍼부으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간 순간의 위기 상황에서 맥없이 무너지던 모습과는 분명 다른 모습들이었다.

'스타'가 아닌 '팀'의 이름으로

마지막으로 특정 스타에게 의존하지 않는 끈끈한 팀 플레이의 승리를 높게 평가한다. 지난 2년 전 U-20 월드컵도 그랬지만, 특히 이번 청소년대표팀이 초반 언론의 큰 주목을 끌지 못했던 것은 이른바 '스타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의 선수들이 얼마나 주목을 끌지 못했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대표팀의 주전 키퍼인 김승규(울산)는 지난 해 K-리그 포항과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종료 직전 투입 돼 승부차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그 이전에 U-20월드컵의 예선인 AFC U-19 선수권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은 물론이고 심지어 연맹 관계자까지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동국, 박주영 등 이른바 '환타지스타'들에 열광했던 과거의 청소년대표팀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던 것.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무관심의 설움을 이겨내고 보란 듯이 8강 진출의 금자탑을 쌓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과거의 아픔과 무관심의 설움을 이겨낸 U-20 대표팀. 앞으로 그들은 드래프트를 통해 K-리거가 되거나 해외 무대로 진출할 것이고, 또한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하거나 국가대표팀의 멤버가 될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 이끌어 갈 한국 축구의 미래는 '매우 맑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재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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