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9.23 12:01 / 기사수정 2005.09.23 12:01
선 감독식의 ‘지키는 야구’ 체계 완성
삼성 우승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선동렬 감독이다. 선동렬 감독은 감독 데뷔 첫해에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어내 이때까지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감독데뷔 첫해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스타감독은 명장이 되기 힘들다’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선동렬 감독은 보기 좋게 데뷔 첫해에 우승을 이끌어냈다. 선 감독은 시즌 직전 기존의 삼성의 팀컬러인 ‘화끈한 공격력의 야구’가 아닌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삼성은 홈런과 장타에 의지하던 팀 컬러를 쇄신하여 올 시즌 한점씩 만들어가는 야구를 보여주었고 또한 이 점수를 끝까지 지키는 야구를 펼쳐 나갔다.
그 결과 삼성은 공격력과 홈런개수는 작년에 비해서 떨어졌지만 승수는 더 많이 챙길 수 있어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선 감독은 특유의 야구센스와 야구철학으로 새로운 선동렬식의 야구체계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선 감독식의 야구체계 특징 중에 첫 번째는 선 감독의 1~9번까지 항상 같은 타순위주로 페넌트레이스를 이끌어 간 것이 아니라 매 경기마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상대팀의 투수에 따라서 타순의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다.
경기마다 이 타순의 변화들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하여 삼성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선 감독은 기존의 타순의 변화가 적은 베스트 멤버의 타선을 고집하는 것보다 과감하게 상황에 따라서 타순에 변화를 빈번히 주는 새로운 시도가 좋게 맞아 떨어졌다.
두 번째 특징은 선 감독은 기존의 삼성 팀컬러인 한방으로 점수를 뽑아내는 단순한 득점방식을 한점씩 작전에 의해서 만들어가고 이것을 끝까지 지키는 ‘지키는 야구’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지키는 야구’로 삼성의 공격력은 작년에 비해 화끈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무서운 공격력에 이러한 세밀함까지 더해져 공격의 짜임새가 더욱 좋아졌다.
마지막 특징으로 선 감독식의 야구는 특유의 감으로 적시적소마다 용병술을 보여준 것이다. 선 감독은 선발투수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경기초반에도 가차 없이 투수를 교체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투수가 타자를 상대할 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그 타자와의 승부 중에서도 과감히 투수를 교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외에도 선 감독은 팀의 마무리였던 권오준이 주춤하자 신인 오승환을 마무리로 대신 투입하는 대담한 카드를 꺼내어 성공을 거뒀다.
‘지키는 야구’를 가능하게 한 최강의 불펜진 구성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는 투수진이 강하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이다. ‘지키는 야구’에서는 점수를 뽑아 이 점수를 경기 끝까지 지켜야하기 때문에 선발투수보다 불펜투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했다고 볼 수 있겠다.
작년 삼성의 수석코치로 투수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선 감독은 권오준과 배영수를 훌륭하게 키워냈다. 작년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배영수와 권오준을 올 시즌 마무리로의 변신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게 조련했기 때문에 삼성은 작년에 준우승을 할 수 있었고 올 시즌에는 정규시즌 우승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작년에 배영수와 권오준이 마운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면 올해는 오승환과 안지만의 활약이 눈부셨다. 신인인 오승환은 9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방어율 1.22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삼성 불펜에 핵심이 되었다. 오승환은 특히 시즌 중반 이후 권오준의 마무리 공백 무패행진으로 훌륭하게 메워 삼성의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그리고 올 시즌 괄목한 성장을 보여준 안지만의 활약도 돋보인다. 안지만은 8승 4패 14홀드 방어율 3.48을 기록하고 있다. 안지만은 작년에 22이닝 투구해 승패 없이 방어율 7점대를 기록한 그저 그런 투수였지만 올 시즌 선 감독의 조련아래 훌륭한 불펜요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안지만이 코치진에게 더욱 더 믿음을 주는 것은 시즌 종반에 갈수록 페이스가 점점 더 좋아 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승환과 안지만 외에도 삼성의 불펜진은 철벽을 자랑한다. 부상에서 돌아온 권오준과 베테랑 박석진과 오상민이 그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승환(9승), 안지만(8승), 박석진(8승)의 3명의 불펜 투수가 거둔 승수 25승으로 1, 2, 3선발인 배영수(11승), 바르가스(10승), 하리칼라(3승) 보다 많다. 이 기록으로도 삼성의 불펜진이 선 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선 감독은 감독 데뷔 첫해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둬 일단 감독으로서의 출발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선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프로야구의 최고의 스타답게 한국시리즈에도 선 감독식의 지키는 야구로 팀의 우승을 이끌어 내 진정한 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출처/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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