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02 01:59 / 기사수정 2009.10.02 01:59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챔스 DNA'의 소유자 AC 밀란이 약체 취리히와의 홈 경기에서 패배했다.
밀란은 1일 새벽(한국시각) 스위스의 취리히와의 2009-2010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 예선 3라운드에서 전반 코너킥 상황에서 전반 10분 타이넨 에게 실점하며 1-0으로 패하였다. 검 붉은색의 물결이 치는 '지옥의 원정길' 로쏘네리의 홈 구장 산시로는 그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으며 유럽의 강자답지 않은 모습을 선사. 팬들의 분노를 낳았으며 선수들은 괴로워하고 있다.
지난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 예선 1라운드 마르세유 원정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듯싶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현재 밀란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대안은 존재할까?
▶ 대책 없이 약속한 팀 리빌딩
올 시즌 밀란은 리빌딩에 실패했다. 팀의 영웅 파울로 말디니는 은퇴를, 팀의 에이스는 카카가 레알 마드리드 갈락티코 2기의 멤버로서 이적을 선택했기 때문에 내로라하는 창과 방패를 잃었다.
말디니의 공백은 브라질 리그 최고의 수비수였던 티아구 실바 때문에 네스타와 함께 두터운 중앙수비진을 형성했다. 비록, 좌우 풀백인 얀쿨로브스키와 잠브로타가 노쇠화 때문에 고전 중이지만 밀란의 중앙 수비는 유럽의 내로라하는 팀에게 뒤지지 않는다.
반면 카카의 공백은 전혀 메워지지 않았다. 밀란 공격의 시발점인 피를로의 볼 배급을 담당하며 직접적인 득점 가담과 공격의 지휘자였던 카카의 부재는 답답함을 낳고 있다. '소년 가장' 파투가 리그 초반 분전하며 카카에 이어 밀란의 에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만 20세인 그에게 밀란은 너무 벅차다. 현재, 그는 지나친 혹사와 원활하지 못한 볼배급 때문에 지친 상태이다.
공격진의 보강을 위해 데려온 훈텔라르는 전형적인 타깃형 포워드로서 미드필더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득점하지 못한다. 그는 문전 앞에서 고립되며 팀에 적응하지 못하며 밀란과의 만남이 잘못되었음을 경기로 알리고 있다.
▶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어 버리는 멍청한 보드 진
올 여름 밀란은 카카와 구르퀴프의 이적 때문에 막대한 자금 확보에 성공했지만 그들이 영입한 선수는 다수의 임대 후 복귀 선수와 프리로 풀린 오구치 온예우, 레알에서 데려온 훈텔라르 뿐이었다.
2007년 아테네에서 리버풀을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지적된 미드필더진과 좌우 풀백의 노쇠화는 전혀 해결되지 못했다. 그들은 팀을 이끈 카카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후 한물간 삼류 스타에 가까운 호나우지뉴를 대체 자로 내세웠으며 그가 보여준 모습은 밀란의 상황과 유사할 만큼 매우 형편없다.
특히 밀란 행이 유력했던 알리 시소코는 이적료 몇 푼을 아끼기 위해 그의 치아에 이상이 있다는 논란을 부추겨 FC 포르투에서 올림피크 리옹으로 둥지를 옮기게 했다. 즉, 밀란에 가장 이상적인 좌측 풀백을 허무하게 잃은 것이다. 설상가상, 이런 보드 진의 모습은 '밀란은 더는 명문이 아니다.'란 이미지까지 심어주고 있다. 결국, 팀의 안 좋은 여건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보드 진의 알 수 없는 행동은 밀란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쾌감과 괴리감을 선사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의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임 감독의 심정은 좌불안석일 것이지만,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밀란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레오나르두는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구단주는 지원을 안 해주며 불필요한 인터뷰를 통해 반감만 사고 있다. 밀란이 지향한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의 트레블을 이끈 과르디올라는 유스팀을 통해 지도자 경험이 있었지만 밀란의 레오나르두 신임 감독은 브라질 스카우터로서 선수 발굴에만 힘쓴 인물이다.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를 버리고 지략가가 전혀 아닌 스카우터 출신의 레오나르두를 감독에 앉힌 것은 그들의 꼭두각시로 생각한 안일한 보드진이 문제일 것이다.
▶ 선수 영입만이 대책
밀란이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셰도르프와 카카로 이어진 미드필더의 연계성 있는 플레이는 셰도르프의 노쇠화와 기복, 카카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때문에 무산되었다. 아스날에서 데려온 플라미니는 볼 배급이 원활한 선수가 아니며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보좌하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는 팀을 최악의 상황으로 빠뜨렸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온 훈텔라르는 밀란에 불필요한 존재이다. 즉, 공격의 2선까지 내려와 원활하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선사할 수 있도록 팀을 도와야 될 만능형 포워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밀란 공격을 파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상을 낳았고 어린 파투는 부담감과 혹사 때문에 주전 자리를 확보했음에도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좌우 풀백인 얀쿨로브스키와 잠브로타는 한물간 스타이다. 잠브로타는 전성기에 미치지 못해도 최악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지만 얀쿨로브스키의 모습은 최악이다. 지난 세리에 A 2라운드 인테르 밀란과의 경기에서 마이콘에게 공간을 열어 준 점과 레오나르두 감독이 잠브로타를 좌측으로 보내고 아바테를 우측 풀백으로 세운 점에서도 그의 부진을 느낄 수 있다.
▶ 결론
밀란의 부진은 당연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소속팀 선수들의 끈질긴 정신력과 카카의 분전이 돋보이며 밀란을 기대하게 했지만 미미했던 선수 보강은 난공불락의 상황으로 만들었다.
강팀의 면모를 잃은 채 승점 자판기로 전락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밀란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보강이 없다면 밀란은 강등권 팀과의 경쟁을 준비해야 될 것이다.
비록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 빌 샹클리는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명언을 통해 좋은 활약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존재를 각인시킨 선수와 팀은 일시적인 부진은 허용되지만 변하지 않는 클래스 때문에 재기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줬지만 이는 노력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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