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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은반 위의 무도] 국내 피겨 스케이터들의 '여름나기'

기사입력 2009.09.22 18:15 / 기사수정 2009.09.22 18:15

조영준 기자



국내 피겨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속속히 입국하고 있다. 지난겨울에 벌어진 동계체전과 승급시험을 끝으로 2008~2009 시즌을 마친 국내 피겨 선수들은 캐나다와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국내 피겨 선수들에게 전지훈련 기간은 시즌만큼 매우 특별하다. 선수들이 전지훈련에서 가장 선호하는 부분은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에 전념한다는 점이다.

이곳저곳 아이스링크를 대관해가며 분주히 움직여야하는 국내와는 달리, 빙상스포츠의 강국인 캐나다는 각 지역마다 훌륭한 시설을 갖춘 아이스링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링크들은 유명선수들을 위한 훈련지이지만 피겨의 미래를 장식할 ‘유망주’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캐나다와 북미, 그리고 일본과 유럽의 선수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전문적인 지도를 받으며 성장한다. 점프와 안무, 그리고 스케이팅 스킬의 전문적인 코치진이 세부적으로 배치돼있으며 작품을 완성하는 전문가도 별개로 존재한다. 피겨를 구성하는 요소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다보니 지도 방식도 체계성을 이루고 있다.

국내 스케이터들은 안무와 스케이팅 기술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에 전지훈련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시즌, 국내 무대를 석권한 김나영(19, 인하대)은 두 달여간 캐나다 마리 포사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마리 포사 훈련장에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이동거리가 짧았다는 점을 손꼽았다.

대관시간을 마치고 새로운 링크로 가기위해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차로 달려야했던 국내에 비해 온종일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링크가 있다는 점은 ‘천국’과도 다름이 없었다. 이동거리가 짧다보니 연습 후, 적절한 휴식도 취할 수 있었고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 덜을 수 있었다.

‘점프 코치’의 대가인 더글라스 리에게 활주와 도약을 지도받았고 전문적인 스케이팅 코치에게 유연한 스케이팅 기술도 전수받았다. 좋은 환경에서 유익한 기술을 배운 것도 보람이 있었지만 ‘칭찬’을 받으면서 마음껏 스케이트를 배운 점이 의미가 깊었다.

외국 코치들은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지도방식을 채택한다. 스파르타 방식에 익숙한 국내 선수들은 이러한 환경에 녹아들면서 스케이트 타는 재미에 익숙해져갔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부상 없이 무사히 전훈을 마친 김나영은 27일 귀국해 31일부터 펼쳐지는 ‘현대카드 슈퍼매치 슈퍼클래스온아이스 쇼’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나영이 지난 시즌, 국내 시니어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남겼다면 13세 이하 노비스 무대에서는 박소연(12, 나주초)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미국 LA로 전지훈련을 떠난 박소연은 트리플 토룹과 살코를 완벽하게 익혀나갔다. 또한, 표현력을 늘리기 위해 음악에 맞추는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연습도중 발목에 무리가 가 하루에 4시간 정도 밖에 연습을 못한 점이 아쉽지만 점프와 스핀, 그리고 연기력에서 모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박소연은 트리플 살코와 토룹 이외에 또 다른 트리플 점프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박소연은 김연아의 점프 지도자였던 김훈코치에게 ‘점프 과외’를 받고는 중이다.

또한, 아이스댄싱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옥사나 그리슉 코치에게 기술 훈련을 지도 받았다. 지난 시즌, 점프와 표현력, 여기에 기술까지 뛰어나 ‘차세대 토털패키지’라 평가를 받았던 박소연은 후회 없는 다음 시즌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박소연과 더불어 괄목할만한 성장세롤 보여주고 있는 김해진(12, 관문초)도 새로운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박소연과 함께 13세 이하 선수들 중, 6급 승급시험을 통과한 유일한 유망주인 김해진은 비록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지 못했지만 점프와 스핀을 다듬기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박소연과 마찬가지로 살코와 토룹을 마스터하는 데에 집중했다. 또한, 문제점이었던 스핀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해진처럼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훈련을 치른 ‘피겨 신동’ 이동원(13, 과천중)은 부상으로 인해 한 달 동안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연습 도중, 발가락 인대부상을 당한 이동원은 한 달 가까이 점프연습을 삼가고 있다. 부상의 악화를 피하기 위해 무리한 연습을 피하고 가벼운 스트로킹 연습에 임하고 있는 이동원은 부상 완치와 점프의 감각을 되살리는 점이 최우선 과제이다.

이동원은 지난해 말부터 트리플 악셀 연습에 들어간 상태다. 이동원의 아버지인 이승준 씨는 “동원이의 컨디션은 현재 50~60% 정도다. 한 달 동안 훈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현재 이동원의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새로운 시즌에 스케이터들이 들고 나오는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2분에서 4분 동안 이우러지는 쇼트, 롱 프로그램은 모두 경쟁을 위해 존재하지만 자신이 흘린 땀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좋은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실수 없는 연기’를 펼치는 점은 더더욱 힘들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은 좋은 점수를 얻는 것보다 자신의 발전된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다.

국내 피겨 스케이터들과 유망주들은 모두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다. 누가 더 발전했는지는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 결정된다. 스케이팅을 즐기면서 누가 더 몰입해 연습해 왔는지는 실전 경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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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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