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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쿠기 "'스케치북' 출연, '쇼미더머니'와는 다른 떨림"

기사입력 2018.12.09 04:23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쿠기는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다. 올해 1월 유튜브 마이크스웨거를 통해 힙합 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쿠기는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하며 그 파급력을 증명했다. 

그러나 작업물을 발표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을 뿐 쿠기는 오랜 시간 힙합 음악을 접하며 래퍼로서의 삶을 준비해왔다. 쿠기는 자신이 힙합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마이크스웨거,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소감들을 전했다.

Q. 힙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가장 처음 힙합을 들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YG의 '멋쟁이신사'다. 그 이후의 에미넴의 'WITHOUT ME'를 듣고 푹 빠졌는데 제목을 몰랐다. 1~2년 뒤 친구 MP3 들었는데 그 노래가 나와서 제목을 알게됐다. 그때부터 에미넴 노래를 다 들었다. 그러면서 에미넴에 빠졌다.

중2때 부터는 피처링에 있는 50센트 오비 트라이스, D-12, 제이지, 나스 등의 노래도 다 찾아 듣고 '힙합 명반'도 검색해서 들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릴 웨인에 완전히 미쳐 버렸다.


그러면서 영 머니 레이블 음악을 듣게 됐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드레이크에 꽂혔다. 싱잉랩이랑 랩을 둘 다 하는 게 멋있었다. 믹스테입까지 다 들었다.

T.I, 영 드루 등등 정말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었다. 대학교에 가서도 듣고 흑인음악동아리도 들어갔다. 당시 한 학기에 한 번씩 공연을 했다. 한 두곡은 직접 가사를 썼다. 1년에 세네 벌스는 쓴 셈이다. 하다 보니 재밌어서 욕심이 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 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상상을 하곤 했다. 

그러다 군대에 가게 됐다. 군대에서도 앨범들을 적어와서 사지방에서 계속 돌려 들었다. 수록곡이 많은 앨범은 못 돌리고 적은 앨범 두번 돌리는 정도 였다.

전역하니 블라세 키드가 같이 음악을 하자고 하더라. 그러나 나는 취미로 하겠다고 했다. 방학 때 작업실에 놀러 가서 몇 곡을 작업해서 테잎을 만들었다. 이후 블라세 키드가 현역 래퍼들한테 이것을 돌렸다. 돌렸다. 그 후 빌스택스 한테 '이 곡에 참여한 사람 다 데리고와라'라고 연락이 왔다. 

연락이 와서 만나니 빌 스택스가 '같이 음악을 해보자. 계약을 해보자.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빌 스택스가 누구냐'고 하시길래 직접 만나서 같이 얘기했다. 그 때 부모님께 확언을 했다. 처음에는 학기가 안끝나서 학교를 다니면서 작업했다. 빌 스택스가 '일주일에 두 곡 씩 만들어라'고 지시를 내렸고 그때 '무빈 앤 무빈' '피치' '걸스라이크'를 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씨잼, 자메스, 식케이, 기리보이 다 연락이 왔다. 그때부터 물꼬가 틔었던 것 같다. 흐름을 잘 탄 것 같다.

Q. 이제 음악인으로서 어느 정도 발을 담궜다. 소감이 궁금하다.

▶ 정말 감사하게도 인지도는 확실히 많이 생긴 것 같다. 클럽이 아니면 제 노래가 나오는 걸 상상도 못했는데 고깃집, 편집샵에서도 들린다. 감사하다.

음악적으로 수입이 생긴 것으로 인해 떳떳해진 것도 있다. 이렇게 빠게 자리 잡을 줄은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 이런 대우를 계속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Q. 처음 랩을 시작하며 부모님이 1년의 시간을 주신다고 했었다. 이제는 음악 활동을 인정하시는지 궁금하다.

▶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전부터 부모님이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해라'라고 하셨다. 부모님께 박재범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고 로꼬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니 '그러냐'라고 하시더라. 점점 믿음이 생기신 것 같다.

Q.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했다. 

▶ 되게 영광이다. '여기에 나가도 되는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도 있다. 그저 감사한 것같다.

Q. 앞서 발매한 'Coogie'라는 곡에 '난 나갈래 유희열 스케치북에'라는 가사가 있다.

▶ 어떤 상징적인 의미였다. 입지를 가진 인물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나에게는 그런 의미였다. 인정받은 사람들만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그 라인이 실제로 돼버리니까 제일 떨렸던 것 같다. '쇼미'때와는 다른 떨림이었다.

Q. 사실 'Coogie'에는 '쇼미 안나가게 잡어 please'라는 가사도 있다. 

▶ '쇼미더머니'를 통해서 떠야지 이런 의미는 없었다. 빌 스택스 형한테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친구들이랑 경쟁도 하기 싫고 비교되는 것도 싫었다. 그러나 막상 음악 하는 게 힘들었다. 그때 나왔던 가사다.


Q. '쇼미더머니777'에 나가기 이전 마이크스웨거 영상을 통해 얼굴을 많이 알렸다.

▶당시 뉴욜 형님이 빌스택스 형에게 제의가 들어왔는데 빌스택스가 'JM 송캠프 가야된다. 그래서 가사가 많이 안 나올 것 같다. 쿠기라고 잘하는 친구가 있다'고 말하면서 저를 추천했다. 음악을 들어본 뉴올 형도 오케이 사인을 내려서 참여했다. 첫 벌스는 2016년에 동아리에서 공연을 준비하려고 썼던 가사를 통으로 썼고 두 세번째 벌스도 동아리 공연에서 준비했던 가사를 살짝 수정했다. 

그게 반응이 좋았다. 그때 살짝 '내가 이 정도로 인정을 받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뉴올 형께도 감사드린다. 

Q. '마이크스웨거' 시즌3의 마지막을 장식했는데 지조와 빌스택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사실 되게 긴장했다. 합정도 처음 가봤다. 서울이 되게 신기했다. 되게 잘 풀어주셔 가지고 너무 감사했다. 

Q. 최근 '고등래퍼3'가 참가자 모집을 알렸다.

▶ 되게 재밌을 것 같다. 어리고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몇 년 후의 이 시장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음원차트에서도 완전 트랩노래가 성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쇼미더머니 8'이 한다면 나갈 생각은 있나.

▶ 지금은 생각이 없다. 차라리 '고등래퍼' 심사위원이 하고 싶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dh.lee@xportsnews.com / 사진 = 밀리언마켓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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