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7 21:35 / 기사수정 2009.09.17 21:35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두산 베어스가 매 이닝 투수를 교체하며 한 경기에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진기한 '투수 운용법'을 선보였다.
17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선발 이재우를 1회만 던지게 한 뒤 이어 나온 8명의 투수들에게 각각 1이닝씩을 맡겼다. 두산은 투수진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2-10으로 졌다.
이재우가 1회초 2점을 내주고 물러난 뒤 좌완 금민철이 나와 2회초 3점을 빼앗겼다. 3회초에 등판한 김성배가 다시 2점을 내줘 0-7까지 점수가 벌어지자 이제 승패보다는 두산이 몇 명의 투수를 동원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4회에는 박정배가 구원 투수로 나와 두산 투수 중 처음으로 무실점을 기록했고, 김상현과 지승민이 각각 5회초와 6회초를 책임지며 1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7회 정재훈이 삼진 두 개를 곁들여 호투한 다음 좌완 유희관이 등판해 8회초를 1실점으로 막았다.
김경문 감독은 마지막까지 '원칙'을 지키려는 듯 9회초 투수를 이용찬으로 바꿔 최후의 1이닝을 맡겼다. 두산의 마무리는 이용찬임을 분명히 하려는 상징적인 의미가 읽혔다.
이날 두산이 9명의 투수를 동원한 것은 꼭 이기겠다는 생각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투수들을 고루 테스트하는 측면이 강했다. 7경기가 남은 두산은 2위 SK에 4.5경기차로 뒤져 있고 4위권과는 더욱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어 페넌트레이스 3위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해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1년의 재판을 기대하고 있는 두산은 8년 전 당시에도 1이닝당 한 명씩의 투수를 기용해 9회를 마친 적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01년 10월 3일 삼성과의 잠실 홈 경기에서 두산은 선발 조계현에 이어 빅터 콜, 구자운, 이경필, 이혜천, 정진용, 차명주, 박명환, 진필중을 차례로 투입했고, 이들은 모두 1이닝씩을 던졌다. 이날 두산은 한 경기 최다 투수 등판 신기록(9명)을 세웠다.
한 팀에서 9명의 투수가 이어 던진 경우는 이후 14번 나왔으나 1이닝씩 똑같이 나눠 던진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시즌에는 LG가 5월 12일 잠실 SK전에서 9명의 투수를 내세운 적이 있다. 당시 LG는 투수가 부족해 야수 최동수를 마지막 투수로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사진 = 김경문 감독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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