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0 20:09 / 기사수정 2009.09.10 20:09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일본 여자배구는 역시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각 포지션을 볼 때, 객관적인 전력 우위를 보이고 있었던 일본은 리베로와 레프트 보공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에 또다시 승리했다.
1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꾸언응우아 체육관에서 벌어진 '제15회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토너먼트 2차전'에서 맞붙은 한일전은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승리가 결정나고 말았다.
일본 선수들은 볼이 어디로 날아올지를 예측하고 미리 움직였다. 상대의 볼이 어디로 떨어질지를 간파한 일본의 리베로인 사노 유코(30, 하시미츠 제약)는 한국의 밀어넣기 연타를 속속히 잡아냈다. 또한, 리시브가 안 좋은 볼도 코트 근처에 올리는 일본의 주전 세터 다케시타 요시에(31, JT 마베라스)의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들어 일본과 3번의 경기를 치렀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이번 아시아선수권의 경기가 가장 분전한 경기였다. 끈질기게 디그를 잡으면서 투지를 불태웠지만 고질적인 '서브리시브 불안'은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또한, 미리 움직이고 '손'보다 '발'이 먼저 움직이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좀처럼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했다. 수비로 인한 역습의 기회를 일본은 고스란히 살린데 비해 한국은 치고 올라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정타를 때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확실한 공격수를 지니고 있었다. 사카시타 마이코(24, JT 마베라스)는 장기인 백어텍은 물론, 이동 공격과 시간차 공격까지 모든 공격을 소화해냈다. 사카시타는 어려운 볼 처리능력도 뛰어났다. 사카시타를 위시해 구리하라 메구미(25, 파이오니아)와 기무라 사오리(23, 토레이 애로우즈)도 사카시타를 받쳐주는 공격을 성공시켰다. 파워와 높이, 그리고 순발력에서는 사카시타보다 떨어졌지만 상대의 빈 코트를 활용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쳐 '보조 공격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러한 일본에 비해 한국의 공격은 김연경(21, JT 마베라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김연경은 자신이 전위에 올라왔을 때, 포인트를 착실하게 추가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후위로 빠지면 한국의 득점력은 빈곤해지기 시작했다. 불안한 리시브는 레프트 공격수의 공격 빈도를 높였고 김연경과 함께 날개 공격을 담당한 김민지의 공격성공률은 저조했다.
김민지의 공격은 번번이 일본 수비진의 손에 걸렸고 일본의 반격 기회로 이어졌다. '주포'인 김연경은 물론, 센터 양효진(20, 현대건설)의 분전으로 3세트와 4세트에서 팽팽한 대결을 벌였지만 '결정타'가 부족한 한국은 공격수가 풍부한 일본에 점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또한, 사노 유코는 서브리시브는 물론, 블로킹 커버와 연타를 걷어올리는 궂은 일을 순조롭게 해냈다. 또한, 사노의 분전으로 생긴 기회를 사카시타는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성공시켰다.
한국의 리시브가 흔들리거나 전위에서 김민지가 해결을 내지 못할 때, 팽팽한 승부의 균형은 깨지고 말았다. 일본의 주전 센터인 아라키 에리카는 전성기에 비해 부진했고 새롭게 가세한 이노우에 가오리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블로킹과 공격에서 선전한 양효진과 비교할 때, 중앙에서는 한국이 밀리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김민지와 김해란에게 집중적으로 날아가는 서브에 무너지고 말았다. 또한, 김연경이 공격을 할 시점이 아닌 상황에서 결정타를 때려줄 선수가 부족했던 점이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의 주전 멤버 둘이 빠진 일본은 분명 예전의 전력이 아니었다. 리베로를 비롯한 수비수들의 분주한 움직임과 보조공격수의 효과적인 공격이 뒷받침해줬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은 일본에게 패배했지만 올해 펼쳐진 한일전 가운데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궂은 일을 해줄 리베로와 주 공격수의 지원해 줄 수 있는 보조공격수의 중요성이 짙게 드러난 경기였다.
[사진 = 김세영, 김연경, 김해란 (C) FIVB(국제배구연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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