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07 08:21 / 기사수정 2009.09.07 08:21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시즌 초 경남 FC를 바라보던 시각은 단 2가지였다. '돌풍' 아니면 '극
심한 부진'
그도 그럴 것이 팀을 이끌던 주장 김효일부터 팀의 상징이던 김진용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경남을 이끌던 주력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반면, 조광래 감독이 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택한 선수들은 김주영과 송호영, 박민과 이훈 등 K-리그의 'ㅋ' 자도 모르는 완벽한 신인들이었다.
물론 도민구단의 한계가 만들어낸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다행히 그 결정을 내린 인물이 어린 선수 키우는데 도가 튼 조광래 감독이었기에 '혹시?'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분명 경남의 선택은 무리수였다.
시즌 초 이 같은 예상이 맞아떨어지듯 경남은 11경기 연속 무승(컵 대회 포함)에 빠지며 어린 경남의 한계를 보여줬고, 조광래 감독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경남팬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후반기를 기대하라는 것뿐이었다.
다분히 그 만의 생각이었고,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 성적에 팬들의 한숨은 늘어만 갔다.
하지만, 시즌의 끝을 향해 치닫는 요즘 2009 K-리그에서 보여주는 경남의 행보는 조광래 감독이 자신 있게 말하던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6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23라운드에서 경남은 후반에만 3골을 몰아넣는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이며 4-1 대승을 거뒀다. 시즌 첫 3연승이자 시즌 첫 4골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3연승과 함께 경남은 10위로 뛰어오르며 6위 전남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좁히며 멀게만 느껴지던 6강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요즘 기세라면 경남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남이 갑작스레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남을 이끌고 있는 어린 선수들, 조광래의 아이들이 변했다는 점이다. 시즌 초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선제골을 내줄 경우 알아서 자멸하던 경남을 현재는 볼 수 없다.
최근 경기를 보면 전반보다 후반, 더 나아가 후반 추가시간까지 물고 늘어지는 경남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최근 전남 전 역시 경기 초반 전 남에게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슈팅을 내주며 전반 초반에 슈팅수 1:4까지 벌어질 정도로 경기 흐름을 많이 내줬었지만 경남 선수들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빠르고 세밀한 축구, 더 나아가 화려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대승을 거뒀다.
특히 중원에서 이뤄지는 짧고 빠른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점유율을 점차 잡아가며 공격진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하는 플레이는 K-리그에서 경남만이 보여주는 독자 행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흐름이라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엔 마무리를 짓는다는 점도 가장 달라진 점이다.
인디오 혼자 활약하던 공격진에 김동찬이 킬러 본능을 눈뜨며 가세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서상민과 함께 조광래의 아이들 경남 1호로 손꼽히는 김동찬은 전남 전에서도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선보이며 FC 서울-부산 아이파크-인천 유나이티드 전에 이어 4경기 연속 골을 이어가고 있다.
인디오와 김동찬의 스피드, 이용래-이훈이 중심이 된 탄탄한 중원, 김주영의 눈부신 성장세로 갈수록 완벽해지는 경남의 수비진, 전남 전에서 보여줬듯 여전히 선방을 보여주는 김병지까지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남이 발전하고 있다.
예상된 부진을 뛰어 넘어 예상치 못했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경남이 시즌 초 최우선으로 잡았던 김병지 골키퍼의 500경기 출장 대기록과 6강 진입을 모두 이뤄낼 수 있을지 창원으로 이목을 집중해보자.
☞ 혼돈의 22R…뒤섞이는 중위권
[사진=조광래 감독과 경남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DB, 전현진 기자, 지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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