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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터줏대감' 이청용, 무한경쟁 속 살아남나

기사입력 2009.09.02 12:00 / 기사수정 2009.09.02 12:00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스나이퍼' 설기현의 대표팀 합류로 잠잠했던 '오른쪽 측면' 전쟁이 발발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9월 5일 토요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는 갖는다. 이번 친선경기에는 해외파들이 대거 소집되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복귀는 바로 설기현. 대표팀의 붙박이 측면 공격수로 활약을 펼치던 이청용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들의 만남은 시작부터 껄끄러웠다. 지난해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치르고 있을 당시 이청용의 상승세와 설기현의 하락세가 서로 엇갈리면서 이청용이 대표팀의 오른쪽 날개로 새롭게 부상했다.

이후 소속팀에서 설기현의 입지가 좁아져 경기에 나서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허정무 감독은 설기현을 대신해 이청용을 본격적으로 중용한다.

지난해 5월 31일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요르단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청용은 줄곧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을 담당하며 1년 3개월 동안 15경기를 소화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던 중 오른쪽 측면에 경쟁자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할 당시 근 3년 9개월 만에 최태욱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K-리그에서 소속팀 전북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최태욱이 합류하며 첫 경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청용은 선배인 최태욱에게 주전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지난 8월 12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부상에서 돌아온 염기훈이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해 오른쪽 측면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자신 있다"라고 전한 염기훈은 측면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이청용은 새로운 소속팀에 적응하는 차원에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염기훈의 활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번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더 '큰 산'이 등장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15개월 만에 설기현을 불러들이며 시험하기로 한 것.

설기현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에서 6개월 동안 임대생활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최근 풀햄으로 복귀해 프리시즌 5경기를 소화하고 유로파리그 예선 3회전 1차전에서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소속팀이 3경기를 치른 현재 단 1경기만 교체로 경기에 나서며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여름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한 이청용 역시 주전경쟁이 만만치 않다. 현재 정규리그 2경기와 리그컵 대회 1경기를 교체로 출장했다. 순탄하기만 했던 이청용의 행보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동시에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는 가시밭길이 되었다.

설기현과 이청용의 플레이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설기현이 보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통해 굵직굵직한 플레이를 펼친다. 그리고 정확한 킥력으로 직접 골문을 노리는 횟수도 많다. 반면 이청용은 본인이 직접 중앙으로 볼을 치고 들어가 짧은 패스를 통해 찬스를 만들어준다. 이런 두 선수의 경쟁은 대표팀 내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공격전술을 보다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이 이번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 설기현과 염기훈의 틈에서 본인만의 장점을 살려낼 수 있을까. 염기훈이 주로 왼쪽에서 활약을 하기에 직접적인 경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설기현은 그 존재 차체만으로도 이청용에게는 부담스러운 경쟁 상대이다.

이청용의 입장에서 이번 호주전은 자신의 건재함을 선보이는 동시에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연 이청용이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 '시련 아닌'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 = 골을 넣고 환호하는 이청용과 기성용 ⓒ 강창우 기자]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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