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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현장] 故신성일 입관식 엄수…엄앵란 "자연으로 돌아가" [종합]

기사입력 2018.11.05 12:05 / 기사수정 2018.11.05 12:1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故신성일의 입관식이 엄수됐다.

5일 오전 10시 35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故신성일의 빈소에는 고인의 입관식이 엄수됐다.

부인 엄앵란을 비롯해 고인의 유가족 등 십 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40분 정도 진행됐다. 유족들은 대기실에서 입을 굳게 다문채 어두운 표정을 보였다. 염습실 밖으로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오전 11시 35분쯤 입관 절차를 마무리한 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엄앵란은 "인생은 연기다. 스님께 지금 법문을 들었는데 그 말이 맞다. 연기로 왔다가 연기로 떴다. 그래서 연기로 또 만나는 거다. 육체는 없다. 인생은 연기라는 게 뭐냐면 우리는 걱정이 많다. 그게 욕심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욕심의 노예가 돼 사는 거다. 사람은 숨이 떨어지면 목석과 같은 거다. '그 사람 잘났다'고 해도 눈 딱 감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다. 대자연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자연이 불러 데려가는 거다. 자기 식구니까. 여기서는 인연을 맺은 이들과 내 식구, 내 새끼 이렇게 야단법석이지만 저세상에서는 내 식구 찾는 게 없다. 다 똑같은 거다. 너무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신성일은 4일 오전 2시30분에 별세했다.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 광주의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고 많은 배우들이 장례위원과 집행위원장으로 나섰다. 지난 4일과 이튿날인 5일 최불암과 황혜영, 박정수, 박상민, 한복디자이너 박술녀, 영화진흥위원회 오석근 위원장, 김수미, 임하룡, 장미희, 김수미, 문성근, 박상원, 선우용여, 송해, 김창숙, 정은아 등 영화계 관계자들과 생전 고인과 인연이 닿았던 이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가수 나훈아, 인순이, 배우 송강호, 박중훈, 김혜수, 강제규 감독, 강우석 감독, 임권택 감독 및 각종 영화제와 엄앵란이 출연한 채널A '나는 몸신이다' 팀 등 각계에서 근조 화환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5일 빈소를 찾은 송해는 “기사를 보니 영화계의 별이 졌다는 표현을 했더라. 별의 표현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그렇게 되고 싶어서 숭상하는 후배도 많아 아주 고맙게 생각한다. 스타에게 별이라고 칭호한 게 신성일 씨가 청춘물에 들어가기 전에 김승호 선생의 '마부'라던가 ‘육체의 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김진규 허장강 씨가 그 시대에 하던 '자유 부인' 등이 관객의 호응을 받으면서 그때부터 청춘물이 시작됐을 거다"라고 말했다.

송해는 "'맨발의 청춘' 등에서 신성일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한국에서 영화 산업이 시작될 때인데 그 당시에 김승호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 일본 요미우리 신문을 비롯해 여러 신문에서 아시아의 별이 떨어졌다는 기사를 냈다. 별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그 생각이 난다. 열심히 영회의 외길을 걸어왔고 훌륭한 영화인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앵란 여사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사극이 사랑받고 역사극이 사랑받을 때를 넘어 순수한 영화, 청년물을 휩쓸었기 때문에 '이게 관록 아닙니까, 이 시대에 뭘 남길 것인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곧 개봉박두입니다'라면서 희망의 얘기를 했다. 운명이고 팔자지만 지병이라는 게 뭔지, 본인이 잘 모르는 그런 병이 요새 많아 조금 늦었던 감이 있는데 아쉽기 짝이 없다. 그만큼 활동하는 신생 후배들이 많이 나오니까 영화를 볼 때마다 신성일 씨 생각하면서 애도를 많이 표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잘가요. 마지막 구성을 안 보여주고 가면 어떻게 하나. 영화를 만들 때 제약을 받고 삭제하고 검열도 많이 받았는데 거기는 그런 게 없다. 마음대로 제작하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방송인 정은아는 "방송 초기부터 만나뵐 기회가 있었다. 워낙 자상하고 멋진 분이다. 나이 차이가 많은 신인 때였는데도 존중하고 진지하게 만남을 가져주셨던 기억이 난다. MC 진행자로서도 기억에 남는 출연자이기도 하다. 이 사회에서 많은 일을 하셨고 엄앵란 선생님과의 삶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여러 생각을 하게 한 분이다. 엄 선생님이 편찮으시지만 기운 차리시고 아름답게 배웅을 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마음이 놓인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며 애도했다.

고인은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뒤 '맨발의 청춘(1964)' '별들의 고향(1974)' '겨울 여자(1977)' 등의 히트작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한국 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故 신성일은 영화 출연 524편,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 500편이 넘는 다작에 참여했으며, 주연작만 507편에 달한다. 영화계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훈장 추서를 추진 중이다. 연예계는 물론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선 돼 의정활동을 펼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다. 함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엄앵란과는 1964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유족으로 아내 엄앵란과 장남 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씨가 있다. 발인은 6일 오전 엄수되며 장지는 생전 그가 살았던 경북 영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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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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