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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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전기리그 우승 분석.

기사입력 2005.08.23 08:02 / 기사수정 2005.08.23 08:02

김종국 기자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2005 시즌 전기리그에서 7승4무1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지난 2000년 부산대우가 부산 아이콘스로 재창단된 이후 명문구단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부산은, 비록 전기리그 우승이지만 97년 이후 8년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보았다.

포터필드 전술의 완성

 지난 2002년 11월 전임감독인 김호곤의 뒤를 이어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부산을 맡게 된다. 부산의 새로운 감독은 취임초기부터 고집스러울 만큼 4-4-2 포메이션을 구사해왔다. 부산대우 시절부터 3-5-2 혹은 3-6-1 시스템을 사용해왔던 부산의 선수들은 이러한 전술적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고, 많은 시행착오들을 겪었다. 그 와중에 마니치, 하리, 우르모브 등의 용병들은 팀을 떠났고, 부천에서 영입했던 99년 K리그 신인왕 출신 이성재 역시 팀에 적응하지 못해 방출되었던 과도기적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2003시즌 9위 , 2004시즌 7위를 마크하며 중하위권을 맴돌던 부산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004시즌 후반부 부터였다. 2004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부산은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4승1패의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고, 결국 2004년 FA컵 결승에서 부천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였다.



▲ 부산 아이파크를 새롭게 완성시킨 이안 포터필드


2004년 FA컵을 거머쥔 부산에게 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05 시즌 개막전에 열린 컵대회에서 부산은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팬들은 역시나` 하며 실망 하고 만다.


 명문구단의 위용을 되찾다

 하지만 올해초 포터필드의 공언되로 부산은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였고, 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현재 8강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부산아이파크의 전기리그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포터필드가 추구해온 4-4-2시스템이 팀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것 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의 경기를 본다면 변칙적인 전술이나 시스템의 변화없이 , 경기 시작부터 종료휘슬이 울릴때 까지 시종일관 4-4-2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003, 2004 시즌이 팀을 리빌딩 하기 위한 과도기적인 날들이었다면 올해 2005시즌은 새롭게 완성된 부산 아이파크가 자신들의 숨겨뒀던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시즌이라 할 수 있다.


탄탄한 수비진

 부산아이파크는 전기리그 12경기에서 10골만을 내주며 부천과 함께 리그 최소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초기 수비진
과의 호흡에서 문제를 보이며 실수로 인한 실점이 잦았던 김용대가 최근들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매경기 슈퍼
세이브를 두세차례 보여주며 부산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어 팀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또한 박준홍-김유진-배효성-이장관 으로 이어지는 4백 라인의 완성이 부산의 팀플레이 전체에 든든한 밑바탕이 되고있다. 노장 이장
관의 주도하에 올해 새롭게 선보인 김유진-배효성의 중앙센터백 콤비가 경기를 할 수록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조직적이고 막강한 미드필더진

 흔히 부산을 보고 스타플레이어가 없다고들 말을 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부산 아이파크의 선수들은 리그 최고의 기량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올시즌 부산은 `이정효-김재영-도화성(임관식)-뽀뽀의 미드필더 진을 가동했다.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상황은 이정효의 성장이다. 지난 1998년 부산에 입단한 이정효는 그동안 윙백과 측면 미드필더로서 활약했지만 주전은 아니었다. 입단 초기부터 뛰어난 발재간을 보였었던 그는 지난 1~2년 사이 기량이 더욱 발전하면서 부산아이파크의 왼쪽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의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있는 김재영과 임관식은 리그 최고의 볼란티로 평가 받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도화성은 지난 2003년 입단 이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팀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올시즌 부터 부산에서 활약하고 있는 뽀뽀는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한 선수로 날카로운 킥력을 바탕으로 위협적인 중거리슛과 절묘한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킥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특히 부산의 미드필더진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김재영 선수이다. 올해로 부산아이파크에서 10년째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그는 지난 90년대 후반 부산대우의 전성기 시절, 안정환 - 우성용 - 마니치의 가공할 만한 쓰리톱과 함께 로얄즈의 공격을 주도하며 공격진에게 볼을 연결하는 패서(Passer) 로써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다. 상대방의 공격루트를 미리 차단하는 능력과 상대팀 공격수와의 1대1 상황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한다. 안정감 있는 볼키핑력과 정확한 패스능력, 위협적인 중거리슛 등 미드필더가 갖추어야 할 많은 요건들을 갖춘 그는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중 한명으로써 손색이 없다.



 ▲ 올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재영 


불안했던 공격진, 임대선수들의 맹활약

 이안 포터필드 감독 부임이후 부산의 공격진은 많이 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던 타켓형 스트라이커 쿠키가 있었지만 예전의 안정환 , 마니치 같은 강력함을 보여주지는 못했었고 , 2004시즌 많은 기대를 하고 데려왔던 가우초는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쳐 방출되고 말았다. 2004년 완벽하게 부활한 안효연은 수원의 머니 파워에 밀려 팀을 떠나고 말았다.

 자금력 사정이 좋지못한 부산은 선수들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갔다. 결국 올시즌 초 서울에서 영입한 박성배는 이적초기 매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대전에서 영입한 루시아노 역시 전기리그에서만 6골을 터뜨리며 제몫을 충분히 다했다. 특히 전기리그 우승의 승부처였던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뽀뽀와 콤비플레이를 통한 결승골을 성공시키면서 팀우승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번 프리시즌 기간 성남과 포항에서 이성남과 다실바를 영입하면서 부산의 취약점이었던 공격진이 장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전성기 때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는 박성배


 2005 시즌 후반기

 올 해 후반기 부산아이파크의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후기리그 뿐만 아니라 AFC챔피언스리그  8강 토너먼트로 인해 한동안 중동원정까지 다녀와야 할 듯하다.  특히 올해말엔 FA컵과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까지 있어 K리그 팀들 중 가장 선수단이 적은 부산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정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선수들의 체력안배와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경기 출전 기회가 많이 없었던 선수들의 기량을 주전급 선수들의 수준만큼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리고 공격에서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을 이어 주는 판타지스타적인 선수의 부재가 부산의 취약점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도화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후반기 3~4개의 대회에 참가하는 부산으로서는 모든 경기에 최상의 전력으로 임하기는 불가능하다. 올 시즌 초반 컵대회 꼴지와 전기리그 우승처럼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성적들을 올시즌 후반기에서 보여 줄 수 도 있다. 이안 포터필드 감독은 올해 후반기 때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그리고 이미 부산 아이파크는 매우 높은 팀 완성도를 보이고 있고 좋은 경기들을 보여 왔다. 부산이 남은 후기리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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