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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을 향한 두 개의 동(同)시선, 인천 vs 광주

기사입력 2009.08.14 01:23 / 기사수정 2009.08.14 01:23

유기봉 기자


2009 K-리그 전반기 최대 이슈는 단연 광주 상무의 돌풍이었다. 만년 꼴찌의 반란은 전통 강호의 침몰과 맞물려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고, 군인으로 구성된 팀 특성상 그 상승세는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다.

광주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팀 역시 조용한 파란을 일으켰다. 짠물수비로 리그 초반 10경기에서 3실점이라는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준 인천이다. 올해 새로 부임한 페트코비치 감독의 유연한 경기 운영과 견고한 수비조직력이 그 돌풍의 원동력이었으며, 파란 눈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선수 개개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장점은 선수들의 경쟁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은 공교롭게 월드컵 휴식기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인천은 휴식기 이후 재개된 리그에서 수비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졌으며, 대표팀 차출로 컨디션 난조를 보인 유병수의 부진과 주전들의 부상은 팀 전체 경기력 저하를 가져왔다.

광주는 6월 성남과의 경기에서 승수를 쌓은 후 7월부터 내리 4연패를 당했다. 그것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도 얇은 선수층의 약점과 공격진의 부진 등으로 한점 차 패배였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전반기 흐름이라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청사진처럼 펼쳐질 것처럼 보인 두 팀은 이제 험난한 과정에 놓여있다. 여기에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두 팀은 2009 K-리그 19R에서 피할 수 없는 정면대결을 해야만 한다.

인천, 광주 잡고 분위기 반전으로 '6강' 돌파구 마련

잘 나가던 인천이 월드컵 휴식기 이후 벌어진 6경기에서 단 1승도 못 올리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은 10경기에서 최소실점(3실점)을 기록했던 끈질긴 수비가 벌써 6경기에서 17골을 내어주었다는 것이다.

그토록 강하게 여겨지던 수비가 한번에 무너져 내린 상황을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신적 해이’이다. 윤원일의 부상으로 수비 조직력의 와해가 왔을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유례없이 잘 나가던 전반기 결과에 대한 자만이 더 크게 작용했을지 모른다.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속초 전지훈련을 계획한 사실만 보더라도 그보다 더 길었던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지난 휴식기의 과오가 간접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물론 전지훈련이 올스타팀 훈련장 마련 차원으로 부랴부랴 정해졌을지 모르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인천은 이번 전지훈련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전지훈련의 성과가 바로 나타나기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광주와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리그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그나마 윤원일과 이준영의 복귀로 어느 정도 수비진의 안정을 취할 수 있겠지만 정식적 무장도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대표팀 차출로 체력적인 부담을 안은 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병수와 함께 공격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되살아나야 할 부분이다. 힘겨운 상태에서도 4골을 넣으며 어느 정도 역할을 다 하고 있는 유병수와 특급 조커의 역할을 다 했던 강수일, 그리고 세르비아 특급 코로만, 챠디 등 공격라인에서의 효율성이 극대화되어야만 한다.

인천은 또 한 번의 휴식기 이후 맞이하는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야만 한다. 계속된 부진과 중하위권 팀들의 무서운 상승세로 어느덧 9위 전남과도 승점 3점차밖에 나지 않기에 한 경기도 숨고를 여유조차 없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리그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해야만 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데 있다. 부상선수들의 복귀와 신예들의 활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그나마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광주, 인천 잡고 분위기 반전으로 '6강' 고지 선점

광주의 현재 상황도 인천의 그것도 다를 바 없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한점 차 패배를 당했으며, 지난 6월 이후 최성국, 김명중 콤비의 골 침묵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4위까지 순위가 내려왔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포항, 제주, 부산)과 경기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경기 내용 면에 있어서는 전혀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광주는 팀 전체보다는 작은 부분들이 맞지 않으면서 연패에 빠졌다.

그동안 최성국, 김명중의 막강한 공격력으로 승수를 쌓아왔지만 리그에서 각 7골을 기록하고 있는 그들의 발끝이 7월 내내 무뎌진 사이, 배효성이 빠진 공백이 크게 다가왔다. 현재 리그 최소실점을 달리고 있는 광주에 수비의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공격수의 부진을 대신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인천이 잘 나가던 수비에서 고전을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광주는 상대적으로 공격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그 화력의 위용은 늘 갖춰져 있기 때문에 2주간의 기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강조 감독은 이번 휴식기 동안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선수들에게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은 후반기를 대비해 체력위주로 전지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군(軍) 팀의 특성상 겪어야만 하는 얇은 선수층이 가져다주는 체력적인 약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극복하느냐가 감독에게는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또한 부상으로 빠진 주전의 공백도 효과적으로 메워야만 한다. 이미 2군 선수들을 가용할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실전에서 어떻게 그 조직력이 극대화되느냐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광주와 인천, 두 팀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리그 순위와 승점 상 광주가 다소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연패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두 팀의 경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서로 잡아야만 하는, 분위기 반전으로 6강으로 가는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인천과 연패를 끊고 다시 상승세의 기운을 받아 6강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광주. 두 팀의 목표를 향해 바라보는 똑같은 시선은 오는 15일 인천에서 불꽃같이 타오를 예정이다.

[사진(c)엑스포츠DB]



유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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