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3 13:09 / 기사수정 2009.08.13 13:09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월드컵 본선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해외파' 박주영(AS 모나코)의 결승골과 기성용(FC 서울), 이영표(알 힐랄) 등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 속에 비(非)아시아권 팀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둔 허정무호는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드러내면서 한 단계 진보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게 됐다.
그러나 비아시아팀, 그것도 10년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남미권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젊은 선수들은 더욱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치를 평가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형성돼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어떤 상대와 만나도 주눅들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박주영의 재발견
이날 허정무호의 승리에 가장 큰 공헌을 세운 선수는 바로 박주영이었다. 프랑스 리그 개막전을 뛴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에서 A매치를 뛰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후반에 이동국과 교체 출전해 45분을 종횡무진 뛰어다녔던 박주영은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주며, 이근호, 이동국 등 다른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활발한 움직임과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 여기에 공격수로서 갖춰야 할 순도높은 득점력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게으른 천재'라는 오명을 들어야했던 과거의 부진한 모습은 '유럽물을 먹으면서'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던 대표팀 입장에서는 박주영의 부활에 당연히 기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형 신예 발굴
허정무 감독은 경기가 끝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활력소가 됐고, 앞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면서 이승현을 앞으로 꾸준히 중용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선발보다는 경기 분위기를 뒤흔들 수 있는 조커 역할을 맡는데 활용 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동국
경기는 이겼지만 유독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제법 컸을 것이다. 바로 2년 1개월 만에 태극 마크를 단 이동국(전북)이 그 주인공이다.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파라과이전에 선발 출장한 이동국은 그러나 별다른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후반 시작하자마자 박주영과 교체됐다.
이근호와 파트너를 이뤄 타겟맨 역할을 소화해내야 했던 이동국은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보여주지 못하며 이렇다 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정적이었고, 유일한 결정적인 기회였던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헤딩슛도 골키퍼 정면에 걸리는 아쉬움을 보였다. K-리그 득점 1위의 위용을 과시하기에 부족함이 많았던 파라과이전이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한 만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패스, 그리고 조직력
경기는 이겼지만 조직력에서는 미흡한 점이 자주 노출됐다. '캡틴 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이 심하게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해도 순간적으로 선수를 놓치거나 단번에 뚫리는 약점을 노출해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 몇차례 있었다.
특히 짧게 이어지는 패스가 번번이 상대 수비에 걸리거나 어이없게 다른 방향으로 빗나가는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다듬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측면 돌파는 날카로운 면이 많았지만 공격수에 정확히 연결되는 크로스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았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역습 전환 역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기회를 무산시킨 점도 아쉬웠다.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첫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한 허정무호가 파라과이전에서 드러난 성과와 과제를 바탕으로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얼마나 더 진보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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