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3 04:06 / 기사수정 2009.08.13 04:06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진현 기자] 박지성과 이청용의 공백 탓?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8월 12일(수)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맞아 후반 38분에 터진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두었다.
네 차례 펼쳐진 파라과이와의 역대전적에서 3무 1패로 다소 열세에 있던 한국은 이날 승리를 거둠으로써 파라과이와의 역대전적에 균형을 맞췄다.
이날 경기에서는 최근의 경기양상과는 다르게 한국 국가대표팀의 고질병이었던 수비가 탄탄했던 반면 미드필드 장악에 실패하면서 다소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특히 측면에서의 날카로움이 이전의 경기에 비해 크게 무뎠다.
한국 대표팀은 박지성과 기성용, 이청용, 조원희 혹은 김정우로 이어지는 기존의 미드필드 라인 중 박지성과 이청용이 소속팀 사정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새로운 조합으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허정무 감독은 좌우측면에 박지성과 이청용을 대신해 '왼발의 스페셜리스트'인 염기훈과 김치우를 각각 선발 출전시켰다.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충분히 박지성과 이청용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김치우는 스포츠 헤르니아(탈장)로 인해 복귀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염기훈은 중거리 슈팅과 프리킥으로 파라과이의 골문을 위협하기는 했지만 역시 동적인 장면에서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측면에서 적극적인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다소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현재 대표팀에서 좌우 윙백 1순위인 이영표와 오범석이 오버래핑을 그리 즐겨하지 않기 때문에 측면 공격수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이영표는 공수에 걸쳐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최근 기성용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 8월 1일 K리그 18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 이어 조모컵까지 최근 경기에서 시즌 초만큼 좋은 컨디션이 아닌 것 같이 보였다. 패스 성공률은 눈에 띄게 낮았고, 정적인 장면에서도 킥이 날카롭지 못했다.
성남 일화의 살림꾼 김정우는 수비적인 면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인 방어를 해내는 모습을 보였으나 공격전개에 아쉬움이 있었다. 미드필드로서 김정우의 장점은 수비 후에 공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인데 이날 경기에서는 패스가 자주 끊김으로써 그런 모습이 부족했다.
기성용과 김정우의 역할이 원활하게 실행되지 않은 점 또한 전반전에 중원장악의 실패 요인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진했던 김치우를 빼고 조원희를 투입하면서 중원에서의 기동력을 끌어올렸다. 기성용과 조원희는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번갈아가며 맡았다.
또한, 후반 23분 염기훈을 빼고 왼쪽 측면에 이승현을 투입함으로써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이번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 엔트리에 '깜짝' 발탁된 이승현은 이날 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결승골을 도와 '조커'로서의 역할을 100% 다했다.
이날 승리는 후반 들어 기성용의 컨디션이 살아난 것 또한 한 몫을 했다. 전반에는 몸이 무거워보였지만 패스미스가 점차 줄어들었다. 후반 32분 조동건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한 데 이어 후반 38분에는 결승골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패스를 했다.
중원에서 볼을 받은 기성용은 왼쪽에서 쇄도해 들어가던 이승현에게 공간패스를 찔러줬고, 이것을 이승현이 슈팅 후 튕겨 나온 볼을 박주영이 재차 슈팅을 시도해 골을 만들었다. 조원희가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임으로서 기성용의 수비부담이 줄어들었고, 이는 기성용이 전반보다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 대표팀은 비록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중원에서의 활발한 모습이 부족한 탓에 한국 특유의 다이나믹한 장면이 부족했다. 이것을 박지성과 이청용의 공백 탓으로 치부할 수는 없겠지만 시원한 돌파와 적극적인 모습이 아쉬운 경기였다. 오히려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이영표의 돌파와 크로스가 더 많았을 만큼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1년 채 남지 않은 본선에서 4명의 주전 미드필드를 100% 가동할 수 없을 수도 있고 , 또한 그 짐을 모두 지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미드필드 옵션을 가동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수원 삼성으로 복귀한 김두현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재도전하는 풀햄의 설기현 등 쟁쟁한 허리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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