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06 23:52 / 기사수정 2009.08.06 23:52
[엑스포뉴스=수원,정재훈 기자] '문기한 그의 시대가 도래하리라.' 수원 월드컵 경기장 한편에 걸려있는 걸개였다. 정말로 문기한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까. 섣부른 판단이지만 이날 일본과의 경기에서만 본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느낌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이 제4회 수원컵 국제 청소년(U-20) 축구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최정한과 이승렬의 골을 앞세워 '숙적' 일본에 2-1로 승리를 거뒀다. 청소년 대표팀을 이로써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오는 9월에 있을 FIFA U-20 월드컵에서의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대표팀은 초반 일본의 패스플레이에 고전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차츰 전열을 가다듬으며 반격에 나섰다. 수원컵 MVP를 차지한 조영철(니가타)과 선제골을 작렬한 최정한(오이타) 그리고 결승골을 기록한 이승렬(FC서울)은 일본의 골문을 끊임없이 노리며 대한민국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승리를 결정지은 것은 공격수였지만 경기를 지배한 것은 미드필드에서 갈렸다. 현대 축구는 미드필드에서 승패가 결정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전의 승리는 공격만큼 돋보였던 중원의 장악력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문기한(FC서울)이 있었다.
이날 문기한은 구자철(제주)과 함께 중원에 자리 잡으며 일본의 중원을 압도했다. 정확한 킥을 바탕으로 공격수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에 윤활유를 더해줬다. 문기한은 전반 11분 일본 수비와 골키퍼 사이를 정확히 노리는 패스를 최정한에게 연결하며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또한, 전반 28분 조영철에 화려한 돌파에 이은 이승렬의 두 번째 골 상황에서도 하프라인에서 오른쪽 사이드에 있던 조영철에게 정확한 롱패스를 연결하며 두 번째 골의 시발점이 되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눈이 부셨다. 중원에서 일본의 패스플레이를 거친 압박과 정확한 태클로 무력화시켰고 풀백이 오버래핑에 나갔을 시에는 적재적소에 위치하며 수비의 빈자리를 메우며 수비의 안정을 가져왔다. 적극적인 수비로 후반 40분경에는 부상을 당해 쓰러져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며 아차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었다.
문기한은 첫 경기였던 남아공전을 비롯해 수원컵 세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지만 기복이 있는 모습도 보인다.
첫 경기 남아공전에서는 정확한 프리킥으로 최호정의 세 번째 골을 도우며 자신의 진가를 나타냈지만 이집트전에서는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무기력한 모습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또한, 대표팀의 오른발 전담 키커로 활약할 만큼 뛰어난 킥의 소유자다. 이집트전이 끝나고 세트피스에 부정확함을 나타내자 홍명보 감독은 전담 키커 문기한의 부재를 이유로 꼽았을 정도로 킥의 정확성을 자랑한다.
이제 수원컵을 마쳤을 뿐이다. 9월에 있을 FIFA U-20 월드컵이라는 중요한 무대가 남아있다. 문기한이 이런 활약만 보인다면 구자철, 최호정과 함께 대표팀 중원은 세계무대에서도 든든할 것이다.
[사진='슛을 시도하는 문기한' ⓒ 엑스포츠뉴스 김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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