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06 20:05 / 기사수정 2009.08.06 20:05
[엑스포츠뉴스=박문수,유형섭기자] 올 여름 '갈락티코 시즌2'의 중추로 예상되는 카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존은 가능할까?
'AC 밀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대표하는 두 스타' 카카와 호날두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발롱드흐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석권한 자타공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이다.
이 둘은 밀란과 맨유에서 에이스의 존재를 넘어선 팀 전술의 주축으로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마술사 같은 존재였다.
밀란은 카카의 출전 유무에 따라, 극명한 경기력을 선사했으며, 모든 공격의 끝은 카카의 발에서 시작되는 것이 과언이 아닐 만큼 하나의 전술이었다. 이는 호날두도 마찬가지이다. 맨유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호날두를 오른쪽 윙어가 아닌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사용하며, 호날두를 위한, 호날두에 의한, 호날두의 맨유를 만들었다.
실제로 이 둘을 위한 공격 전개로 인해, 밀란은 호나우지뉴와 과거 질라르디노를, 맨유는 웨인 루니로 대표되는 또 다른 팀 내 스타 플레이어의 희생을 낳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한 팀의 에이스에서 벗어나 레알 마드리드의 승전보를 이끌어 나갈 팀 동료로 변한 그들은 팀의 성적을 위해 서로 공격적인 본능을 희생해야 될지 모른다.
우선, '갈락티코 1기'의 중추이자 두 스타의 롤 모델인 루이스 피구와 지네딘 지단의 경우, 무리 없이 팀 전술에 녹아들며, 1번의 리그 우승과 1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룩.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호날두와 카카는 이 두 선수에 비해서, 공격적이며, 미드필더로서의 모습보다는 포워드로 분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결국, 이러한 두 스타를 보좌하기 위한 두 명의 수비적인 미드필더가 요구 시 되었고, 샤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 합류로 인해, 딜레마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샤비 알론소의 합류는 라사나 디아라 혹은 마하마두 디아라와 함께 중원에서의 연계성을 바탕으로 한 패싱 플레이와 수비적인 부문에서 유용하며, '갈락티코 1기'와는 상이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 만큼 이상적인 레알 마드리드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이, 브라질과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연임하며, 카카와 호날두에게 대표팀 발탁의 기회를 선사한 스콜라리는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두 선수가 성공적으로 공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날두와 카카 역시, 인터뷰를 통해, 두 선수의 공존은 문제가 없으며, 좋은 친구로서, 레알 마드리드의 명예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호날두는 적극적인 플레이어이다. 윙어 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많은 득점을 기록할 수 있던 원동력은 그의 공격적인 본능과 적극성이 주 무기이다. 입단 초기 화려한 드리블에 매진하면서, 단순한 쇼맨십을 즐기는 선수에서 벗어나, 경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무서운 선수로 진화했다. 그는 날카로운 킥력과 함께, 공격전개에서 공간이 창출된 경우 득점에 성공하는 능력을 소유했다.
하지만, 지공을 중요시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신임 감독 페예그리니 체제에서는 득점에 가담하는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에 대한 활용도는 줄어들 전망이다. 그는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 대회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 기존에 보여줬던 드리블과 스피드를 통한 역습상황에서의 득점에 매진하는 모습을 탈피. 패스를 통한 팀플레이에 주력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점차 바꾸고 있다.
한편, 카카는 2006년 세브첸코가 첼시로 이적한 후, 기존의 플레이메이커에서 벗어나 직접 득점에 가담하는 세컨드 탑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변모하였다. 이러한 그의 스타일 변화는 AC 밀란의 2006~200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2007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에 견인. 2007년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드흐 동시 수상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페예그리니 감독은 지공을 중요시하며, 점유율이 높은 축구를 구사한다. 이런 면에서 카카 역시 역습상황에서 보여주는 파괴력이 아닌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기질을 발휘해야 된다.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된 카카에게 있어서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전환점이 되었다. 4-3-1-2에서 1자리 역할을 맡은 카카는 2선에서 내려와 투톱인 호비뉴와 파비아누에게 득점 기회를 살려주는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소화했다. 즉, 자신의 주특기인 패싱력을 살려, 페예그리니 감독이 지향하는 지공 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을 다시금 알렸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공이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올바른 정착지로 향할 것이다.
축구 팬들은 내심 카카와 호날두가 주연에서 벗어나 서로 보좌하는 동반자가 된 것에 대해서 우려를 끼칠지 모른다. 하지만, 두 선수가 서로 위해 보좌하는 파트너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레알 마드리드의 '왕좌 탈환'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사진= 카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프로필 사진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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