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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빛났다'…전북의 수호신 권순태

기사입력 2009.08.03 01:39 / 기사수정 2009.08.03 01:3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전·후반 90분이 지난 후 전광판은 3-1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3골을 실점한 팀의 골키퍼에게 최악의 평가를 내릴 것이다. 하지만, 이 골키퍼는 승리한 상대팀 선수들과 비교해서 절대 떨어지는 플레이를 펼치지 않았고, 오히려 멋진 경기를 만들어낸 최고의 조연이었다.

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18라운드 성남 일화와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들은 단연 역전승을 일궈낸 성남 선수들이었다.

피스컵 안달루시아를 마친 후 26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에 돌아온 성남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에 따른 체력 저하가 예상됐음에도 현재 K-리그 2위에 올라있는 전북을 상대로 후반 45분간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며 3-1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렇듯 강한 정신력이 만들어낸 이날의 주연이 성남이었다면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해준 조연은 바로 전북의 권순태 골키퍼였다. 이날 권순태 골키퍼는 후반에만 3골을 실점했지만 경기 내내 라돈치치, 조동건, 김진용 등 성남이 자랑하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슈팅을 수없이 막아냈다.

종합 슈팅 수 21, 유효 슈팅 14가 말해주듯 성남은 시종일관 전북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7분, 김진용의 패스를 받은 라돈치치의 슈팅을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권순태 골키퍼는 90분 내내 성남의 공격을 최후방에서 저지했다.

특히 전반 18분, 조동건과 상대했던 1대1 상황과 전반 40분 한동원 무릎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예상치 못한 상황 등 '골이다!'싶었던 장면에서까지 선방하는 모습은 권순태 골키퍼의 능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장면이었다.

비록 후반 45분간 라돈치치와 김정우에게 3실점을 하며 전북이 패해 결과적으로 이날 보여준 많은 선방이 무색해졌지만 라돈치치와 김진용, 파브리시오의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을 철저하게 막아내며 점수 차가 더 벌어지지 않게 막은 선수 역시 권순태 골키퍼였단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 17경기에 출장해 18실점을 하고 있는 권순태. 가공할 만한 공격력으로 인해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전북이기에 6강 플레이오프를 넘어 K-리그 우승을 위해선 권순태 골키퍼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시즌 초반과 달리 최근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전북의 중심을 제일 뒤에서 든든하게 잡아줄 수 있을지 권순태 골키퍼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성남 전에서 많은 선방을 보여준 권순태 ⓒ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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