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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보는서울-수원의 'K-리그 클래식 더비'

기사입력 2009.07.31 11:11 / 기사수정 2009.07.31 11:11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 최고의 슈퍼 매치가 토요일 여름밤을 수놓는다.

K-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라이벌 관계에 있는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2009 K-리그 18라운드가 8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양 팀의 대결은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두 팀의 월드컵 대표팀 감독 출신 수장 차범근(수원)-세뇰 귀네슈(서울)의 전략 대결은 물론이고,  기성용, 이청용, 김치우, 정조국, 김진규, 이운재, 송종국, 백지훈, 이관우, 곽희주 등 국가대표급 선수를 비롯한 데얀, 에두, 아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선다.

여기에  K-리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포터즈  '그랑블루'(수원)와 '수호신'(서울)의  응원대결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유럽 축구 뺨치고 두 대 더 때리는' 엄청난 열기가 경기장에 펼쳐진다.
 
라이벌전을 앞두고 차범근 감독과 귀네슈 감독이 특별기자회견을 따로 열 정도로 벌써 두 팀 간의 대결은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 경기장 티켓을 예매해 두는데 앞서 두 팀 간의 맞대결의 역사에 대한  몇 가지 기록을 살펴보는 것은 열대야의 '축구 축제'를 즐기는데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선사할 것이다.

현재 상황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는 양 팀답게 수원과 서울은 지난 시즌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K-리그가 17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서울은 10승 3무 3패 승점 33점으로 K-리그 1위.  반면 수원은 4승 5무 7패 승점 17점으로 12위에 머물러 있다.

서울은 29득점 14실점, K-리그 최소 실점에 최다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에 반해 수원은 최소 실점에선 3위지만 최다 득점이 14위, 대구와 함께 꼴찌에서 두 번째다. 득실차도 서울은 +15점인데 반해 수원은 -5점이다.

최근 기록에서도 서울이 수원에 앞선다. 서울은 최근 K-리그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를 달리며 1위에 올라있다. 이 기간 동안 서울은 17득점 6실점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수원은 같은 기간 3승 2무 2패, 6득점 5실점으로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이는 시즌을 앞두고 서울이 지난해에 비해 전력 누수가 거의 없던 반면, 수원은 조원희, 마토, 이정수, 신영록 등 핵심 멤버들이 해외 진출을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대 전적

언뜻 보기엔 비교가 안될 법한 매치업이다. 하지만, 'K-리그의 클래식 더비'로 까지 불릴 정도로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인 두 팀 간의 대결에 현재 상황은 별다른 참고 사항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두 팀 간의 전적을 살펴보는 게 낫다. 역대 K-리그 공식 경기에서 서울-수원 맞대결 기록은 22승 14무 18패로 수원이 근소하게 앞서있다. 하지만, 2004년 서울이 연고를 옮겨 지금의 '라이벌' 관계가 된 이후에는  FA컵을 포함해 7승 8무 7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역시 맞수답다.

양팀의 '라이벌 킬러'는?

두 팀의 맞대결에서 상대팀에게 가장 많은 비수를 꽂은 이는 누구일까

서울은 정조국이 단연 돋보인다. 안양시절부터 현재까지 4골을 기록 중이다. 참고로 역대 수원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서울 선수는 박주영(5골)이었다. 최근 수원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은 단연 '쌍용'이다.

이청용은 1골 2도움을 올렸는데, 2도움을 기록한 경기가 바로 박주영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경기였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쌍용'이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기성용은 1골 1도움밖에 기록하진 못했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수원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그 유명한 '캥거루 세리머니'로 수원에 패배의 아픔을 더 진하게 남겼다.

수원은 김대의가 3골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이는 곽희주와 에두. 특히 둘은 지난해 서울을 상대로 한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역대 서울전에서 2골을 기록 중인 곽희주는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 0-1로 끌려가던 후반에 동점골을 넣으며 자칫 불리할 뻔했던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에두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골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에두는 짧은 기간 동안 1골 2도움을 올렸는데, 그가 서울을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수원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라이벌전의 치열함

라이벌전의 치열함은 기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양 팀의 경기는 파울이 많이  나오는 편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뜨거운 열기 탓에 종종 과열되는 경기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만 놓고 보더라도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한 6번의 경기에서 12개의 경고, 1번의 퇴장,  서울 역시 수원을 상대로 13번의 경고를 받았다. 평균적으로 경기당 4개 이상의 카드가 나왔다는 얘기다.

라이벌 의식이 강한 만큼 경기 내용이 격해지면서 간혹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4월 2일 컵대회 경기 막판에 송종국과 이상협이 충돌하며 각각 즉시 퇴장과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적이 있었다. 결국, 두 팀 간의 경기에선 실력만큼이나 치열한 상황 속에서의 집중력과 침착함까지도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최고의 매치업 흥행 역시 최고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의 뜨거운 열기는 관중석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K-리그를 잘 모르는 축구팬들조차도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볼 만하다!’라고 할 정도로 두 팀 간의 경기는 이미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K-리그가 올 시즌 현재까지 총 119경기에서 평균 1만 1017명이 들어온 데 반해,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무조건 관중 대박이 터진다. 이미 지난 4월 4일 서울 홈 경기에 32,075명이 들어왔고, 2004년부터 가장 관중이 적게 든 경기는 고작(?) 14,823명에 불과했다. 2006년 이후로는 22,000명 이하로 들어온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다. 오히려 3만 명이 안 넘으면 관중 동원에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06~2008년을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서울 홈경기 평균 관중은 18,458명이었지만 수원과의 맞대결에선 평균 39,900명이었다. 같은 기간 수원 역시 홈경기 평균 관중이 21,946명인데 반해 서울과의 경기에선 평균 32,638명이 입장해 라이벌전의 열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흥행의 정점은  2007년 4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55,397명이라는 K-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이 작성되었다. 이를 필두로 역대 K-리그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  TOP 20에 서울과 수원의 맞대결은 모두 6번(1위, 5위, 11위, 12위, 15위, 19위)이나 들어있다. 그만큼 서울과 수원은 K-리그 최고의 흥행을 자랑하는 카드다.

수용 규모 4만 3천여 명의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들어올지도 관심이다. 참고로  역대 빅버드 스타디움(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 K-리그 최다 관중 기록은  42,280명.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도  41,044명의 관중이 들었는데 이는 역대 K-리그 챔피언결정전 최다 관중 기록이다.

축제를 즐기자

앞서 언급했던 특별 기자회견에서 차범근 감독은 "평소와 같은 경기는 분명 아니다. 평범한 팀을 이기는 것보다 강팀을 이겼을 때 선수들이 갖는 내면적인 파급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라이벌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노린다고 밝혔다.  이에 귀네슈 감독은 2007년 부임 이후 수원과의 상대 전적 열세를 의식한 듯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맞받아쳤다.

이미 잔치의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이제 양팀의 팬들은 잔치를 즐기면 되고,  K-리그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고 싶은 축구팬들은 '클래식 더비'를 통해 이를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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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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