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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와 서울의 '한여름밤 축구 축제'에 함께한 팬들

기사입력 2009.07.24 19:58 / 기사수정 2009.07.24 19:58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전성호 기자] ‘축구가 있어 즐겁다!’
 
7월 24일, K-리그의 FC서울과 ‘잉글랜드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금호타이어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리아투어 2009'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1년 중 가장 더운 날 중 하나인 중복이었지만, 낮 한 때 내렸던 시원한 소나기 덕분에 경기 시각에는 경기를 보기 더 없이 좋은 날씨가 경기장을 감싸고 있었다.

이날 경기는 킥오프 4시간 전부터 입장을 시작했지만, 그 이전부터 설렘과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많은 축구팬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경기장 근처 곳곳에서는 서울과 맨유의 구단용품을 파는 부스는 물론이고, 팬들의 흥을 돋우는 각종 이벤트가 벌어지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에 버금가는 열기였다.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경기답게 남녀노소와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다양한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맨유를 보기 위해 춘천에서 올라왔다는 윤주영(31)씨와 한승헌(31)씨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오랜 시간 맨유의 팬이었다는 윤주영씨는 지난 2007년에는 늦깎이 군인인 관계로 경기를 직접보지 못했지만, 오늘 경기는 올드팬답게 맨유의 예전 레플리카를 입고 있었다.

한편, 한씨는 본래 바이에른 뮌헨의 팬이지만 ‘친구 따라 맨유 보러 온’ 케이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가장 보고 싶었는데 그가 이적하는 바람에 티켓 환불까지 진지하게 고려했단다.




맨유도 세계 최고의 인기 클럽이지만, 역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주인은 서울. K-리그에서 ‘그랑블루’와 함께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호신’ 회원들도 유럽 최강 클럽팀을 상대하는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 주변을 가득 메웠다. 


 


여름방학을 맞아 함께 경기장을 찾은 가족단위 팬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부천에서 온 이창호(44)씨 가족은 평소 강원FC의 서포터즈로 활동했지만, 집에서 강원의 홈 경기장이 너무 먼 관계로 축구장을 잘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이번 맨유의 방한으로 박지성과 오언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붉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상암을 찾았다. 

축구장엔 남자들만 가득할까? 그렇지 않다. 대표팀은 물론 K-리그와 유럽축구에도 열정적인 여성팬들이 있고, 이 날도 어김없이 많은 여성팬이 친구, 애인,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장정현(23)군과 축구광인 남자친구를 따라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김민정(20)양은 맨유의 유니폼을 깔끔한 커플티로 소화해 축구장 데이트에 나섰다. 둘은 박지성과 루니를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았다.

잉글랜드, 남아공, 미국에서 온 ‘다국적군’ 여성팬들도 있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이들은 평소에 맨유 뿐 아니라 서울에도 큰 애정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잉글랜드에서 온 키야씨는 서울의 수비수 아디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인터넷 맨유 팬카페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됐다는 하예지, 서지원, 한민영, 임로사, 이현정씨(왼쪽부터)는 맨유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골수’ 맨유팬들이다. 다섯 명 모두 이날 경기는 물론 2007년에도 경기장을 찾았다고 한다. 박지성이 이적하기 전부터 맨유를 좋아했다는 임로사양은 강인한 모습 때문에 맨유 수비수 비디치를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았다. 


한편, 이날 경기를 편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이들도 있었다. 수원 삼성의 서포터즈 ‘그랑블루’의 일원인 조준상(28)씨는 K-리그 일정을 무시한 채 지나친 상업적인 면을 보이고 있는 맨유의 방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1인 시위를 나섰다. 조씨의 1인 시위에 평소 수원의 라이벌인 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들도 함께 자리를 지키며 힘을 더했다. 

좋아하는 팀도, 선수도, 함께 온 이들도, 경기장에 온 이유도 가지각색이었지만, 한여름밤에 열리는 축구 축제에 한껏 들떠 즐거운 모습의 축구팬들은 이날 상암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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