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맞을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이길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온다."
봉중근은 28일 잠실구장에서 12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식을 치렀다. 1997년 신일고 2학년 시절 자유계약으로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던 봉중근은 2007년 LG 유니폼을 입었다. 12시즌 간 321경기에 출전하며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선발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2013년부터 2년 연속 팀의 가을야구를 이끈 마무리이기도 했다. 특히 2012년 26세이브를 시작으고 2013년(38개), 2014년(30개)까지 3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LG의 뒷문을 걸어잠갔다.
올 시즌은 LG 불펜에게 힘겨운 한 해였다. 필승조 김지용의 부상 이탈과 더불어 마무리 정찬헌이 확실한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정찬헌은 올 시즌 62경기에 나서 5승 3패 26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도 6개를 범했다. 은퇴식 당일이던 28일 역시 8회 만루 위기에 등판했으나 홈런을 허용하며 승기를 내줬다.
마무리 후배의 고전을 바라보는 봉중근의 마음 역시 편할리 없다. "(정)찬헌이와 전화 통화를 많이 했다"고 말한 봉중근은 "그간 선배로 의지를 많이 했던 후배들인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정찬헌을 차기 마무리감으로 꼽았던 봉중근이다. 그는 "찬헌이는 심장이 탄탄해서 분명 마무리감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찬헌이에게 마무리를 하다 보면 고비가 온다고 말했다. 블론세이브 5~6개는 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고 조언했던 내용을 전했다.
비단 정찬헌 뿐 아니라 타고투저 속에서 힘겹게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봉중근은 "결과적으로 지는 경기들이 있다. 거기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운드에서 안타나 홈런을 맞고 다 잃어버린 표정을 짓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래선 안된다"고 선수들에게 강한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그는 "맞을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이기는 기회는 반드시 온다. 그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선수 신분인 봉중근은 잔여 경기 동안 1군 선수단과 함께한다. LG 관계자는 "1군에 등록된 선수가 아니어서 더그아웃 출입 등은 KBO, 상대 팀과 논의해야 한다. 여의치 않으면 라커룸 등에서 조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수조 조장을 맡았던 만큼, 매 경기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 마운드에 '멘토 봉중근'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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