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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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의' 한국, 3분 잘싸우고 87분 부진

기사입력 2007.07.16 09:26 / 기사수정 2007.07.16 09:26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자카르타의 굴욕, 제대로 당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 우승은커녕 대회 본선마저 추락할 위기에 몰린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한국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바레인전에서 1-2로 역전패, 1무1패로 조별 예선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전반 3분 김두현이 선취골을 넣었으나 전반 43분과 후반 40분에 살만과 이스마엘에 일격을 맞아 D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훗날 '자카르타의 굴욕'으로 불리게 될 이번 경기는 한국의 무기력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 축구팬들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FIFA 랭킹 51위 팀이 100위 팀에게 혼쭐 당해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한국은 자카르타에서 3분 잘 싸우고 87분 부진, 굴욕의 패배를 맛봤다.

한국의 부진은 전반 3분 김두현의 선취골 이후부터 예견되었다. 선수들은 전반 초반부터 리드하자 오히려 몸놀림이 풀어졌다. 선수들의 경기 운영은 점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며 측면에만 집중되는 '뻔한' 공격을 연발했다. 기회를 엿보던 바레인은 이를 간파, 전반 중반부터 쉴새없는 공격을 몰아쳤다.

바레인 역습에 대한 한국 수비수들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화를 불렀다. 바레인은 발이 느린 김진규와 강민수의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패스를 펼쳤다. 반면, 한국의 두 수비수는 제 위치에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수비진의 불안함은 중원까지 영향을 끼쳤다. 전반 43분 살만에게 내준 동점골은 이호의 느슨한 마크가 아쉬웠던 장면.

한국은 후반전에도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조재진과 김정우, 우성용을 조커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특히 후반 30분에는 우성용 투입으로 '조재진-우성용' 투톱을 가동하여 제공권을 장악하고자 했다. 그러나 두 공격수는 바레인의 밀집수비에 막혀 부진했다.

결국, 후반 40분, 바레인의 역습 상황에서 미드필더진의 패스 미스와 수비진의 느슨한 대인마크가 한꺼번에 벌어졌다. 한국 골 그물이 출렁이며 역전을 자초한 순간.

밀란 마찰라 바레인 감독은 경기 전 "한국전에서는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가 있을 것이고 우리는 반드시 그것을 살려야 한다."라며 '선 수비 후 역습' 형태의 경기 스타일로 한국전에서 승리할 것임을 내비쳤다.

뜻밖에도 바레인의 작전이 그대로 적중, 핌 베어벡 감독의 등을 내리쳤다. 베어벡 감독은 "첫 골을 넣고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라며 3분간의 선전과 87분 동안의 부진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한국은 90분 동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패했다. 공격 패턴은 모두 간파당했고 수비는 그야말로 구멍이었다. 공, 수에서의 안일함이 바레인에 무릎 꿇은 원인이었다.

승점 1점의 한국은 오는 18일 인도네시아전에서 승리해도 바레인과 사우디 아라비아 전 결과에 따라 8강 진출을 결정짓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홈팀 인도네시아는 사상 첫 8강 진출을 위해 한국전에 사활을 걸고 있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축구팬들에게 2경기 연속 실망감을 안겨준 한국이 인도네시아의 10만 관중 앞에서 제 기량을 뽐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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