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제대로 통했다' 대회 2연패 이끈 김학범 감독의 뚝심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김학범 감독의 뚝심이 제대로 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찬란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하게 된 김학범 감독이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약 한 달 전, 엔트리 발표 때만 하더라도 수많은 비판이 김 감독을 뒤따랐다.

그 중심에는 '와일드카드' 황의조가 있었다. 성남 FC 시절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황의조를 뽑은 것을 두고 인맥 논란이 일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이례적으로 시간을 할애하며 "인맥은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뽑았다"며 황의조의 발탁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 두 번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9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전방에서 골을 만들어줄 공격수가 있으니 손흥민도 공격에 대한 부담을 덜고 깊숙히 내려와 수비 가담에 신경 쓸 수 있었다. 

비단 황의조뿐만이 아니었다. 골키퍼 포지션에서도 연령별 대표팀에서 경합하던 강현무-송범근이 아닌 조현우-송범근을 뽑으며 의구심을 자아냈다. 단기적인 무대에서는 골키퍼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조현우의 발탁을 납득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월드컵에서의 유명세만 보고 소중한 와일드카드 한 장을 낭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현우 역시 최후방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교체로 나온 송범근이 대회 내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현우의 발탁 역시 김학범 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김학범 감독의 뚝심은 와일드카드가 아닌 포지션에서 더 빛을 발했다. 엔트리 발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풀백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김학범 감독이 더 낮은 연령 대표팀까지 후보에 두고 선수를 찾았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특히 왼쪽 풀백 자리가 문제였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소속팀 인천에서 우측면에서 활동하던 김진야를 왼쪽 풀백으로 전환했다. 오른발이 주발인 김진야는 낯선 왼쪽 풀백 자리에서도 제 활약을 펼쳐줬다. 특히 김진야는 조별예선을 포함해 전 경기 풀타임을 뛰어주며 로테이션에 대한 고민도 덜게 만들었다.

이처럼 김학범 감독은 자신을 휘두르는 논란에도 자신의 최대치를 다하며 한국을 아시안게임 2연패로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8강전 우즈베키스탄을 꺾은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결국 김 감독은 여러 논란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일궈냈다. 김학범 감독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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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