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1 18:34 / 기사수정 2009.07.01 18:34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1일 수원시 오목천동에 위치한 경기도 장애인 종합 복지관은 무척 북적였습니다. 거스 히딩크 재단의 프로젝트인 드림필드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는데요.
한여름의 초목이 짙푸르게 펼쳐진 곳에 위치한 경기도 장애인 종합 복지관은 기쁜 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심히 준비중이었습니다.
한국의 시각장애 아동이 축구를 통해 체력과 마음을 단련하고 꿈과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이번 드림필드 프로젝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월드컵이 열렸던 도시에 경기장을 우선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이름을 딴 재단의 행사답게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방문했고, 평소 아동 복지에 관심이 많다는 연예인 박경림도 자리를 빛냈죠.
그러나 이 날 가장 빛났던 것은 다름 아닌 풋살대회에 참여한 장애학생들이었습니다. 지난 5월 29일 예선을 거쳐 선정된 4팀이 새로 완성된 드림 필드를 밟았습니다.
3-4위전을 치른 성안고와 고양고가 제일 먼저 드림 필드에서 경기를 치렀습니다. 장애 학생이 치르는 경기라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양 팀의 경기는 치열했습니다. 특별히 전술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각자가 가진 개인기나 공에 대한 집착은 전문적인 선수 못지않았습니다.
따로 정해진 골키퍼가 없어 경기 중 유니폼을 바꿔입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고 경기장 라인 밖에서 바라보던 코치가 급하게 불러 신발끈을 묶어주기도 하는 등, 평소 경기에선 볼 수 없었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죠.
고양과와 성안고의 경기에선 고양고가 승리를 거뒀습니다. 파란 유니폼을 맞춰 입은 고양고는 큰 소리로 기쁨을 표시했습니다.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관중석에서 성안고를 열심히 응원하던 다른 친구들은 "괜찮아!"를 연호했죠.
이어진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과 성남 서중학교의 경기도 뜨거웠습니다. 라인 옆에 늘어선 코칭 스태프는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경기 내용을 주문했고, 선수들은 그 말 하나하나를 귀담아들으며 달렸습니다.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은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도 물론 중요했겠지만 그들에게 더 중요하고 행복하게 다가온 사실 하나는 자신들의 그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프로젝트라 했지만 행사 중 이어진 인사말에서 히딩크 감독은 "모든 장애 아동이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고 싶은 운동만 맘껏 할 수 있다면 이 더운 여름은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겠죠. 모든 경기를 마치고 붉어진 얼굴 한가득 미소를 머금은 한 소년이 표정을 보면서 덩달아 행복해진 날이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